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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눈

더 이상의 침묵은 죄다

사도행전 15장은 제1차 예루살렘 공의회의 내용을 우리에게 전해 주고 있다. 바울과 바나바를 통해서 이방인들이 주님께 돌아오는 것을 보고 유대교에서 개종한 그리스도인들 중의 어떤 사람들이 이방인들도 예수님을 믿고 구원을 받으려면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함으로 변론이 일어났다. 결국 바울과 바나바를 중심으로 몇몇 사람들이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와 장로들을 방문하고 그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하셨던 일들을 보고했다. 바울 일행의 보고를 들은 사람들 중에 유대교의 바리새파에서 개종한 그리스도인 중 어떤 사람은 이방인에게 할례를 행하고 모세의 율법을 지키라 명령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때 베드로가 일어나서 우리 조상과 우리도 능히 메지 못하던 멍에를 이방인 제자들에게 지우려하느냐고 반문하면서 그들도 우리와 동일하게 주 예수의 은혜로 구원을 받는 줄을 믿는다고 말했다. 베드로의 이야기를 듣고 난 예루살렘의 신자들은 모두 잠잠했다. 그들은 바울과 바나바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해서 이방인에게 어떤 표적과 기사를 행하신 것을 들었다.

 

바울과 바나바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가 자신의 의견에는 이방인 중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들을 괴롭게 하지 말고 다만 우상의 더러운 것과 음행과 목매어 죽인 것과 피를 멀리하라”(15:19~20)고 편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결국 예루살렘 공의회는 야고보의 주장대로 이방인에게 할례와 율법 준수의 법을 지우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실 주의 형제 야고보는 주님께서 공생애를 사시는 동안에는 주님을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주님의 승천 후에 마가 요한의 다락방에서 제자들의 무리가 기도할 때 그곳에서 함께 기도했다. 그리고 오순절 날에 성령의 충만함을 경험하게 되었으며 초대 교회 공동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 사람이다. 오늘 본문에서 베드로의 이야기를 들은 예루살렘 교회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야고보는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피력함으로 교회의 결정을 이끌어내었으며, 그 결정을 통해 이방인 선교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야고보의 말은 힘이 있었다. 아무도 야고보의 제안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야고보가 비록 열 두 사도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예수님의 형제라는 것이 그가 가진 힘이었다. 야고보는 이제 무엇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인지 알게 되었고 그것을 위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요즘 온 나라가 NLL 문제로 시끄럽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는 여당에 맞서 야당은 그런 일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정치권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급기야 대통령기록물을 여야 국회의원이 열람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고 노무현 정부 때 국방부장관을 지낸 김장수 현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이나 합참의장을 지낸 김관진 현 국방부장관에게 민주당의 문재인의원이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물론 현 정부 들어서 요직을 맡은 사람으로서 정부 여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야고보가 그랬던 것처럼 김관진 국방부장관이나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은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며,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것이다. 국민들은 사실을 알 권리가 있다. 더 이상의 침묵은 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