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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눈

신에 버금가는 능력을 가진 인간들

지난 3월 24일에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화장실 변기물에 머리채를 잡고 얼굴을 담궈 잠수를 시키고 실신하기 직전까지 머리를 눌러 담구고 변기 물을 마시게 하며 변기와 화장실 청소와 머리카락 치우는.. 솔로 이빨을 닦이게 하고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를 텀블러에 따라 억지로 먹이게 하고 샴푸와 바디워시로 입안에 넣고 고통스러워하는 저희 딸이.. 목이 너무 아프다고...하면서..물 먹게해달라고 하자...변기물과 수돗물을 마시게..했습니다...

옷을 벗겨 찬물로 목욕하게 만들고 차가운 벽에 열중 쉬어 자세로 등을 붙이라고 한뒤 찬물을 계속 뿌리는 고통을 주었고 머리가 울리며 본인도 모르게 정신 잃고 쓰러지자 그때서야 멈추었다가 정신 돌아오니 또 서있으라며 반복하고...고통스러워하는 숨소리(신음)를 내거나 소리를 내면 더 강도를 높였고, 가슴 등 꼬집고 때리고 상식 이상에 성적인 고문을 하였고 엽기적인 행동들로 저희 딸을 괴롭혀왔습니다."

초등학교 다니던 딸을 경남 하동에 있는 한 예절학교에 보낸 부모가 그곳에 딸이 같은 방을 쓰던 동급생 한 명과 언니 두 명에게 당한 끔찍한 이야기입니다. 사건을 인지하고 난 후 엄마에게 전화하면서 딸이 한 말은 "사실 학교에서 죽으려고 여러 번 생각.... 하지만 죽지 못한게 엄마와,, 아빠 생각이 나서 죽지는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해자 세 명 중 한 명은 14세 미만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인간은 원래 도덕적인 존재가 아닐까요? 도덕적으로 사는 것이 불가능할까요? 10대 중반의 아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다른 사람을 고문하고 괴롭힐 수 있을까요? 순전히 다른 사람의 고통을 위한 고통을 줄 수 있는 존재인 인간! 인간은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라면 신에 버금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의 고대 신화에 킨구라는 괴물이 나옵니다. 킨구는 만물의 어머니 신인 티아맛이 낳은 여러 신들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티아맛이 낳은 신들 중 마르둑이라는 신이 티아맛에게 도전을 하자 티아맛은 마르둑을 응징하기 위해 킨구를 보냈지만 마르둑은 킨구를 죽이고 티아맛마저 죽였습니다. 그리고 진흙에 킨구의 피를 섞어 인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복수심과 증오심에 불타올라 죽인 킨구의 피가 섞여서 사람이 이처럼 악할까요?

성경 창세기에 보면 하나님께서 천지만물을 만드신 후에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만드셨습니다. 진흙으로 빗으신 후에 하나님의 숨을 불어 넣으셔서 살아있는 영적 존재가 되게 하셨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처음 인간인 아담과 하와는 악한 마귀의 꾐에 빠져 하나님을 배반하고 에덴동산에서 추방을 당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낳은 두 아들 중 맏아들인 가인이 자신의 동생 아벨을 돌로 쳐 죽입니다. 악한 마귀의 꾐에 빠져 하나님을 배반하고 죄를 짓게 된 아담과 하와, 그들에게서 태어난 아들이 살인을 저지르는 불행한 이야기도 우리를 절망에 빠지게 합니다.

맨 처음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의와 진리와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았고 무엇이든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도 하나님으로부터 받았지만 그 자유의지로 선을 택하지 않고 악을 택하고, 하나님을 택하지 않고 악한 마귀를 택한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선과 악을 선택할 자유가 주어져 있습니다. 사랑과 미움을 선택할 자유도 있고, 평화와 폭력을 선택할 자유도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선 대신 악을, 사랑 대신 미움을, 평화 대신 폭력을 선택합니다. 

10대 소녀들이 선택한 악행들.. 그들은 왜 그것을 선택했을까? 그들의 마음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내 마음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