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5장 1-11절
사도행전 5장에는 초대교회 공동체 안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가 땅을 팔아 그 값의 일부를 숨기고 전부인 것처럼 바치다가, 각각 즉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죽게 됩니다. 초대교회의 생생한 부흥과 성령의 역사가 강하게 일어나는 현장 한가운데서, 이 사건은 공동체 전체에 “크게 두려워하더라”(11절)는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본문은 종종 무섭게 다가옵니다. “조금 속인 것 같은데 죽음이라니, 너무 가혹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그러나 이 사건은 단순한 ‘재산 일부의 숨김’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의 진실됨과 거룩함을 정면으로 위협한 행위였습니다. 성령의 공동체가 세워지는 초기에, 거룩과 진실함은 공동체의 중심이었고, 하나님은 그것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결코 가볍게 보지 않으셨습니다.
오늘 우리의 삶과 공동체 안에도 이 메시지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보이는 것’에 집중합니다. 교회에서 내가 어떻게 보일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얼마나 ‘신실해 보이는지’를 고민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하나님은 외모가 아니라 중심을 보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 앞에서의 정직함은 단지 윤리적 차원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신뢰를 세우는 초석이 됩니다.
특히 요즘처럼 신뢰가 무너지는 시대에는, 작은 정직이 큰 거룩을 만들어갑니다. 내가 하는 작은 선택, 작은 진실이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우리는 모두 연약하고 실수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그 연약함을 숨기지 않고 하나님 앞에 솔직히 나아갈 때, 하나님은 우리를 다시 세워주시고, 공동체도 그 진실함 위에 건강하게 자라갈 수 있습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이야기는 두려움을 주기 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얼마나 공동체를 사랑하시고, 그 안에 거룩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그 거룩함을 혼자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돌아보며 진실함으로 지켜가는 여정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거룩하신 하나님, 하나님, 저의 마음을 감찰하시고 늘 진실함으로 이끌어주소서. 겉모습에 속지 않게 하시고, 정직함과 순전함으로 공동체 안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우리가 함께 거룩함을 지켜가며, 주님의 기쁨이 되는 공동체 되기를 원합니다. 두려움보다 사랑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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