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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부활 후 성령강림까지

부활 후 열여섯째 날 _ 약속을 붙들다: 성령의 약속

by 안트레마 2025. 5. 6.

요한복음 14:15-31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 제자들과 나눈 마지막 말씀 중 하나가 요한복음 14장입니다. 이제 곧 눈에 보이던 주님이 떠나실 터이니 제자들의 마음은 얼마나 불안하고 허전했을까요. 그런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놀라운 약속을 주십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16절). ‘보혜사(Parakletos)’는 위로자, 돕는 자, 상담자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육신의 몸을 입고 함께 계셨지만, 이제는 성령으로 우리 안에 거하시겠다는 약속을 주신 것입니다.

이 말씀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주어지는 위로입니다. 요즘처럼 불확실한 시대에 살아가다 보면, 누구 하나 기댈 사람 없고 마음 붙일 곳 없는 날들이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애쓰지만 결과가 보이지 않고, 건강도 예전 같지 않으며, 세상의 변화는 너무 빨라 우리를 점점 낯설게 만들곤 합니다. 바로 그런 때, 예수님은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18절)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를 홀로 두지 않으신다는 것, 이것이 얼마나 큰 위로인지요.

예수님이 보내신 성령은 단지 종교적 감정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분은 지금도 말씀을 생각나게 하시고(26절), 우리가 지쳐 있을 때 조용히 마음을 다독이며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십니다. 혼자 기도할 힘조차 없을 때, 우리의 신음까지도 알아채시는 분이 바로 성령님입니다. 그분은 우리 안에 거하시며, 예수님의 평안을 날마다 새롭게 전해 주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주는 평안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27절). 세상의 평안은 조건과 상황에 따라 쉽게 흔들리지만, 성령이 주시는 평안은 상황을 뚫고 마음을 지켜 주는 힘입니다.

믿음은 때로 감정과 상관없이 성령님의 동행을 믿고 걸어가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지 않아도, 주님은 약속대로 우리 안에 거하시며 날마다 도우십니다. 우리가 그분을 사랑하고 말씀을 지킬 때, 그 사랑 안에서 하나님과의 친밀한 동행이 이루어집니다(23절). 그러니 오늘도 낙심하지 말고, 주님이 보내신 보혜사 성령을 의지하며 다시 한 걸음을 떼어 봅시다. 우리 안에 계신 분이 세상보다 크시기 때문입니다.

기도

사랑하는 주님, 고아처럼 느껴지는 이 삶의 자리에서 저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성령님을 보내주심에 감사합니다. 제 안에 계신 보혜사 성령님을 오늘도 믿고 의지하게 하시고, 주님의 평안으로 제 마음을 지켜 주소서. 상황이 어떠하든 주님과 동행하는 오늘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