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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부활 후 성령강림까지

부활 후 스물일곱째 날 _ 핍박과 담대함: 위협 앞의 증언

by 안트레마 2025. 5. 17.

 

사도행전 4장 1-22절

예루살렘 성전 앞, 아름다운 문 곁에서 날 때부터 걷지 못한 이를 일으킨 베드로와 요한은 놀라운 기적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놀라움은 곧 위협으로 바뀝니다. 대제사장들과 성전 경비대장, 사두개인들이 몰려와 그들을 잡아 가두고 심문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을 했느냐? 누구의 이름으로 했느냐?” 그 질문 앞에서 베드로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라고 담대히 말합니다.

이 본문은 초대 교회가 처음으로 외부로부터 조직적인 핍박을 받은 장면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평범한 어부였던 베드로와 요한이, 이제는 공적인 자리에서 유대 종교 권력자들을 향해 담대히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바꾸었을까요?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경험, 그리고 오순절에 임한 성령의 능력입니다.

오늘날을 사는 우리도 다르지 않습니다. 신앙을 말하는 것이 점점 조심스러워지는 시대입니다. 직장에서, 가족 안에서, 혹은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신앙을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불편함을 주거나 외면을 받는 상황도 많습니다. “괜히 말 꺼냈다가 관계만 어색해지는 거 아냐?” “신앙이 개인적인 건데 굳이 얘기할 필요 있나?” 우리도 마음 한켠에 이런 갈등을 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베드로와 요한이 보여준 태도는 우리에게 도전을 줍니다. 그들은 지식으로 논리로 상대를 설득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자신들이 본 것, 들은 것, 경험한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고백합니다(20절). 복음은 그렇게 증언되는 것입니다. 모두를 설득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 예수님의 사랑은 말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마음, 그 진실한 고백이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처럼 심어집니다.

우리가 담대해야 할 이유는 ‘내가 옳다’는 확신 때문이 아닙니다. 내 안에 계신 성령께서 증언하시기 때문입니다. 두려운 마음이 올라올 때, 하나님은 우리가 스스로를 방어하려 애쓰기보다 그분의 이름을 의지해 나아가길 바라십니다. 때로는 침묵이 필요한 순간도 있지만, 때로는 한 마디 진실한 고백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 내가 선 자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살아가겠다고 고백해 봅시다. 담대함은 내가 준비한 것이 아니라, 성령이 주시는 선물입니다.


사랑하는 주님, 위협과 두려움 앞에서도 주님의 이름을 담대히 전했던 제자들을 기억합니다. 저도 오늘, 말보다는 삶으로, 때로는 고백으로 주님을 드러내게 해 주세요. 제 안의 두려움을 성령의 능력으로 덮어 주시고, 제가 있는 자리에서 복음의 증인이 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