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37-41
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 베드로는 성령의 감동으로 유대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담대히 전했습니다. 그 말씀을 들은 이들은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할꼬?” 하고 가슴을 치며 물었습니다. 그들의 마음이 찔린 것입니다. 복음이 단지 귀로 스쳐 지나간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을 꿰뚫었던 것이지요. 베드로는 주저하지 않고 답합니다. “회개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우리는 종종 마음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단단히 감싸고 살아갑니다. 상처받기 싫어서, 실망하기 싫어서, 아니면 너무 바빠서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볼 틈조차 없이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그러다 어느 날, 뜻하지 않게 말씀 앞에 서게 될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우연히 듣게 된 설교 한 편, 조용히 펼친 성경 한 구절, 아니면 누군가의 진심 어린 말 한 마디가 우리의 굳은 마음을 쿡 찌릅니다. 복음이 우리 삶에 불쑥 찾아와 깊은 울림을 줄 때, 그것이 바로 성령의 역사입니다.
하지만 마음이 찔렸다고 해서 모두가 회개로 나아가진 않습니다. 어떤 이는 불편함을 외면하고, 어떤 이는 자책에만 머뭅니다. 그러나 베드로의 권면처럼, 찔림은 회개의 시작이어야 합니다. 회개란 단지 눈물 흘리는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결단입니다. 그리고 세례는 그 결단의 표로, 새로운 생명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복음은 살아 움직이며 우리 마음을 찌릅니다. 그리고 성령은 그 찔림을 통해 회개와 새 삶으로 인도하십니다. 어떤 찔림은 고통스럽지만, 그 끝에는 늘 하나님의 자비와 회복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복음은 우리를 죄책감으로 짓누르기 위해가 아니라, 새 생명의 자리로 이끌기 위해 찾아옵니다.
혹시 요즘 말씀 앞에서 마음 한 켠이 찔린 적 있나요? 그렇다면 그 찔림을 소중히 여기십시오. 그것은 하나님의 손길이며, 새로운 시작으로의 초대입니다. 회개는 끝이 아니라 출발입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주님을 향해 한 걸음 내딛어 보십시오.
사랑하는 주님, 제 마음을 찌르시는 말씀 앞에 민감하게 하소서. 회개의 길을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히 세례의 은혜를 누리게 하소서. 복음이 날마다 저를 새롭게 하기를 소망합니다. 성령님, 저를 진리의 길로 인도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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