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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부활 후 성령강림까지

부활 후 스물여섯째 날 _ 치유와 표적: 성령의 능력

by 안트레마 2025. 5. 16.

사도행전 3장 1-10절

오래된 예루살렘 성전 미문 곁에 앉은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걷지 못했던 그는 매일 성전 앞에서 사람들의 동정을 기다렸지요. 오늘도 그저 그런 하루가 되리라 여겼을 겁니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지나가고, 그는 평소처럼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 순간, 그는 돈보다 더 큰 것을 받게 됩니다.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곧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그 한마디에 그의 발과 발목이 힘을 얻고, 그는 걷고 뛰며 하나님을 찬송하게 됩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기적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성령 강림 이후, 예수님의 이름으로 나타난 첫 번째 공개적인 표적입니다. 초대 교회는 막 시작되었고, 믿음의 공동체는 세상 속에서 아직 약해 보이는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약함 속에 성령의 능력이 임합니다. 치유는 단지 병의 회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였습니다.

우리의 일상도 이와 비슷합니다. 늘 똑같은 자리에, 늘 반복되는 기대와 실망 속에 살기도 하지요. 관계의 아픔, 경제적인 염려, 건강의 한계, 그리고 설명하기 힘든 외로움 속에 우리는 앉아 있습니다. 그런 우리 곁에도 하나님은 찾아오십니다. 때로는 우리가 원한 방식이 아니라, 우리가 전혀 기대하지 못한 방법으로 말입니다.

주목할 것은 베드로가 말한 “내게 있는 이것”입니다. 그는 돈도, 지위도 없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그 이름은 단순한 주문이 아니라, 살아 계신 주님의 임재와 권세를 담은 이름이었지요.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도 주어져 있는 이름입니다.

혹시 나 자신이 베드로처럼 아무것도 가진 것 없다고 느껴지시나요? 그러나 당신 안에도 ‘예수님의 이름’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기도, 위로의 한마디, 조용히 함께 있어주는 그 사랑 속에 예수님의 능력이 머뭅니다. 표적과 기적은 거대한 무대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작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시작됩니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한 걸음, 한 기도를 내딛는 오늘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사랑하는 주님, 우리가 가진 것보다 더 귀한 이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고 연약한 삶일지라도, 주님의 능력으로 채워주소서. 오늘도 그 이름을 힘입어 누군가에게 위로와 소망을 전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