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후 스물다섯째 날_공동체가 되다: 초대교회의 삶

사도행전 2장 42-47절

사도행전 2장은 성령 강림 이후, 예루살렘에 모인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42절부터 47절까지는 초대교회의 모습을 아주 따뜻하고 생생하게 그려줍니다. 그들은 사도의 가르침을 받으며, 떡을 떼고, 기도하고, 모든 것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각자의 것을 공동의 필요에 따라 기꺼이 내어놓았고, 날마다 성전에 모이기를 힘썼으며, 집에서 함께 음식을 나누며 하나님을 찬미했습니다. 이 공동체의 특징은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진심으로 돌보는 '가족'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분주한 도시 생활 속에서 ‘공동체’라는 말이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교회에 나가긴 하지만, 예배만 드리고 곧바로 돌아오는 신앙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성도들도 많습니다. 서로의 이름은 알지만, 속마음까지 나눌 기회는 많지 않지요. ‘공동체’라는 말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나도 지치고 바쁜데, 남의 형편까지 어떻게 다 돌보겠냐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초대교회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함께할 때, 은혜는 더 깊어진다”고요. 공동체란 완벽한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돕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부족함을 인정하고, 기꺼이 나의 연약함을 내어놓을 수 있는 공간, 그것이 진짜 신앙 공동체입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위로받고, 때로는 나도 누군가에게 하나님의 손길이 될 수 있습니다. 피곤하고 복잡한 삶 가운데, 진심으로 마음을 나눌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우리는 이미 그 공동체의 따뜻한 울타리 안에 들어선 것입니다.

초대교회는 단지 아름다운 옛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 교회와 삶 속에서도 여전히 가능하고 필요한 하나님의 뜻입니다. 한 걸음만 용기 내어 다가서 보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공동체는 거창한 사역이 아니라, 소박한 밥상과 진심 어린 안부 인사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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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주님, 초대교회의 따뜻한 공동체를 다시 그려봅니다. 나의 일상 속에서도 누군가와 진심을 나눌 수 있는 용기를 주세요. 나 또한 누군가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작은 통로가 되게 하소서. 서로 돌보며 함께 자라가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