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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모음

사랑의 피


아르메니아 대지진 때 <베르겐 신문>(Bergen Report)에 보도된 실화입니다. 

1988년 아르메니아 스피탁(Spitak)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스잔나 페트로시안은 네 살난 딸 가야니와 함께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 아래에 갇혔습니다. 피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언제 구조대가 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26세의 젊은 엄마와 어린 딸은 무너진 건물 아래 갇혀 버린 것입니다. 얼마쯤 지나자 어린 딸은 배가 고프다며 먹을 것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아무리 손을 더듬어 보아도 먹을 만한 것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가야니는 먹을 것을 달라고 조르다가 엄마의 엄지 손가락을 물고 잠이 들었습니다. 스잔나는 딸이 이대로 영원히 잠들어 버릴 것만 같아 불안했습니다. 스잔나는 잠자는 어린 딸을 흔들어 깨우고는 자신의 손가락을 깨진 유리로 찔러 피가 나게 해서 딸에게 물렸습니다. 가야니는 엄마의 손가락을 젖병 빨듯이 빨았습니다. 힘없이 엄마의 손가락을 빨던 아이가 조금씩 기운을 차리는 것 같았습니다. 손가락에서는 더 이상 피가 나오지 않자 스잔나는 다른 손가락을 찔러 물렸습니다. 손가락을 한참 빨던 아이는 그제야 곤히 잠이 들었습니다. 스잔나는 결국 열 손가락 모두를 유리로 찔러 아이에게 물려야 했습니다. 그들은 결국 14일 만에 구조되었습니다. 가야니는 14일을 견딘 것입니다. 의료진은 스잔나를 치료하면서 어린 딸은 기적으로 산 것이 아니라 엄마의 피를 먹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잔나의 상처난 열 손가락은 사랑의 흔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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