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시는 예수님
누가복음 24장 13-35절
제자들은 여전히 혼란과 두려움 속에 있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주님을 만났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믿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며 평강을 선포하십니다. 그들은 놀라고 무서워했습니다. 죽음을 이기신 주님을 보고도 기뻐하면서도 의심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주님은 그들의 혼란과 믿지 못하는 마음을 정죄하지 않으시고, 자신을 만지게 하십니다. 그리고 함께 음식을 잡수시며 그들과 평범한 식사를 나누십니다. 믿음은 놀라운 기적이 아닌 일상 속의 친밀한 순간 안에서 열리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주님께서 그들의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게 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의 지식이나 이해로는 알 수 없는 하나님의 진리를, 주님은 우리 안에 열어 주십니다. 마음이 열려야 눈이 밝아지고, 마음이 풀려야 귀가 들립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때로 우리는 말씀을 읽어도 깨닫지 못하고, 설교를 들어도 공허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주님이 마음을 여시기 시작하실 때, 똑같이 들리던 말씀도 다르게 들리고, 익숙한 구절 속에서 새로운 생명이 움트기 시작합니다. 제자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마음을 여시길 원하십니다. 평강을 주시고, 성경을 풀어주시며, 사명을 주십니다.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 깨달은 자는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마음이 열리면, 입이 열리고, 발이 움직이며, 삶이 변화됩니다. 지금 내 마음은 얼마나 열려 있는가. 혹시 익숙한 말씀 앞에서 닫혀 있지는 않은가. 주님은 오늘도 말씀 속에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떡을 떼며 다시 우리와 함께 앉으시는 그 자리에서, 다시 마음을 열어 주십니다.
오늘 나는 그 자리에 조용히 앉습니다. 식탁 앞에 주님과 마주 앉아, 그분의 손 안에서 떼어지는 떡을 바라봅니다. 그 손자국을 기억하며, 다시 내 마음을 엽니다. 그리고 부드럽게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기다립니다.
. . .
사랑하는 주님, 닫힌 내 마음을 열어 주옵소서. 익숙함에 굳어버린 생각을 깨뜨리시고, 당신의 말씀 앞에 다시 설 수 있는 눈을 주옵소서. 떡을 떼실 때, 그 손을 바라보며 주님을 알아보게 하옵소서. 그 부드러운 식탁의 자리에서, 다시 믿음이 살아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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