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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부활 후 성령강림까지35

부활 후 서른 다섯째 날 _ 회심의 순간: 새로운 삶의 시작 사도행전 9장 1-19절사울은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하던 열정적인 유대인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하나님을 위한 일을 하고 있다고 굳게 믿었고, 그 믿음으로 다메섹으로 향하던 길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을 맞이합니다. 하늘에서 강한 빛이 그를 둘러 비추고, 예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 그날, 사울의 인생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그는 눈이 멀었고, 식음을 전폐한 채 사흘 동안 하나님 앞에 엎드렸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아나니아를 통해 그를 회복시키셨고, 이제 그는 바울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우리도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내가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열심히 달려가지만, 문득 길을 잃은 듯한 순간을 맞이하곤 합니다. 그 길 위에서, 때로는 실패나 좌.. 2025. 5. 31.
부활 후 서른 넷째 날 _ 뜻밖의 만남: 에디오피아 내시 사도행전 8장 26-40절사도행전 8장의 후반부에는 조금 특별한 장면이 등장합니다. 하나님께서 빌립에게 광야 길로 가라고 하십니다. 아무런 설명도, 목적도 없이 그저 “일어나서 가라”는 말씀만 들은 빌립은 순종합니다. 그리고 그 광야에서 그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에디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국고를 맡은 고위 관리, 내시였습니다. 그는 예루살렘에서 예배하고 돌아가는 길이었고, 마차 위에서 이사야서를 읽고 있었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이 만남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철저한 계획이었습니다. 빌립은 내시에게 다가가 성경의 뜻을 풀어주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자리에서 내시는 세례를 받고 복음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입니다. 복음은 이 한 .. 2025. 5. 31.
부활 후 서른 셋째 날 _ 흩어짐과 복음: 고난을 통한 확장 사도행전 8장 1-8절예루살렘 교회가 가장 뜨겁고 왕성하던 시절, 스데반 집사의 순교는 한 번에 그 분위기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사도행전 8장은 그 충격적인 장면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스데반의 죽음을 계기로, 예루살렘 교회에는 큰 박해가 닥쳤고, 성도들은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뿔뿔이 흩어져 도망친 것처럼 보였지만, 그 흩어짐이 바로 복음의 확장이 시작되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사람의 눈에는 실패 같아 보였지만,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는 오히려 성취였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이와 비슷한 ‘흩어짐’이 종종 일어납니다. 계획했던 일터에서 갑작스럽게 떠나게 되거나, 가족과의 거리가 생기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익숙한 자리를 내려놓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 순간 우리는 당황하고 마음.. 2025. 5. 31.
부활 후 서른둘째 날 _ 고난 앞의 얼굴: 스데반의 순교 사도행전 6장 8–7장 60절사도행전 6장 후반부터 7장까지는 초대교회 최초의 순교자, 스데반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은혜와 능력이 충만했던 그는 지혜로 복음을 전했고, 이에 반감을 품은 자들에 의해 끌려가 거짓 증언을 당하고, 결국 돌에 맞아 죽습니다. 그런데 이 고난의 한복판에서 성경은 인상적인 한 장면을 보여줍니다. “공회 중에 앉은 사람들이 다 스데반을 주목하여 보니, 그의 얼굴이 천사의 얼굴과 같더라”(행 6:15).고난 앞에서 사람의 얼굴은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두려움, 분노, 불안, 혹은 체념. 하지만 스데반의 얼굴은 천사 같았습니다. 그는 긴 설교를 통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얼마나 신실하게 일하셨는지를 이야기하며, 그 마지막엔 하늘을 우러러 “하나님의 영광과 예수께서 하나님 .. 2025. 5. 22.
부활 후 서른한째 날 _ 기도하며 살아가기: 분주함 속의 우선순위 사도행전 6장 1-7절사도행전 6장은 초대교회가 성장하면서 생긴 첫 번째 ‘행정적 갈등’을 보여줍니다. 구제 사역이 커지자 헬라파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과부들이 소외받고 있다고 불평을 제기합니다. 이를 두고 사도들은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놓고 접대를 일삼는 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다”(2절)며, 일곱 집사를 세우고 자신들은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 전념하기로 합니다(4절).이 장면은 교회의 본질과 건강한 분업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오늘 우리에게도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무엇에 집중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기도와 말씀은 종종 가장 쉽게 미뤄지는 항목이 됩니다. 급한 일들이 쏟아지는 현실 앞에서 조용히 하나님 앞에 머무는 시간은 종종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 2025. 5. 22.
부활 후 서른째 날_정결함의 두려움: 거룩을 지키는 공동체 사도행전 5장 1-11절사도행전 5장에는 초대교회 공동체 안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가 땅을 팔아 그 값의 일부를 숨기고 전부인 것처럼 바치다가, 각각 즉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죽게 됩니다. 초대교회의 생생한 부흥과 성령의 역사가 강하게 일어나는 현장 한가운데서, 이 사건은 공동체 전체에 “크게 두려워하더라”(11절)는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이 본문은 종종 무섭게 다가옵니다. “조금 속인 것 같은데 죽음이라니, 너무 가혹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그러나 이 사건은 단순한 ‘재산 일부의 숨김’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의 진실됨과 거룩함을 정면으로 위협한 행위였습니다. 성령의 공동체가 세워지는 초기에, 거룩과 진실함은 공동체의 중심이었고, .. 2025. 5. 22.
부활 후 스물아홉째 날 _ 모든 것을 나누다: 사랑의 공동체 사도행전 4장 32-37절사도행전 4장은 초대교회 공동체의 따뜻한 모습을 우리에게 전해 줍니다. "믿는 무리가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것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없더라"(행 4:32). 이는 단지 재산을 나눈 행위만이 아니라, 마음과 삶 자체를 나누는 공동체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그 중심에는 성령의 강한 역사와, 부활의 복음을 붙든 공동체의 살아있는 믿음이 있었습니다.오늘날 우리는 이런 ‘모든 것을 나누는’ 사랑의 공동체를 꿈꾸며 신앙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현실 속 공동체는 때때로 오해와 갈등, 거리감으로 인해 기대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조차 마음을 열고 다가가기보다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로의 사정을 알지 못하고, .. 2025. 5. 19.
부활 후 스물여덟째 날 _ 흔들리는 기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 사도행전 4장 23-31절초대교회의 성도들은 믿음 때문에 고난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본문 사도행전 4장은 베드로와 요한이 복음을 전하다가 공회 앞에 서게 되고, 위협을 받은 후 풀려난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들은 풀려나자마자 동료 신자들에게로 가서 모든 일을 알리고, 함께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놀라운 것은, 그 기도의 중심에 '문제 해결'이 아닌 '담대함'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주의 종들로 하여금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여 주옵소서”(행 4:29). 그 기도 후, 성령이 충만히 임하며 그 자리가 흔들렸고, 그들은 모두 담대히 복음을 전하게 됩니다.우리의 기도는 어떨까요?삶의 문제가 닥치면 우리는 그 문제가 사라지기를,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도합니다. 가족의 건강, 직장의 불안, 인간관계의 갈.. 2025. 5. 19.
부활 후 스물일곱째 날 _ 핍박과 담대함: 위협 앞의 증언 사도행전 4장 1-22절예루살렘 성전 앞, 아름다운 문 곁에서 날 때부터 걷지 못한 이를 일으킨 베드로와 요한은 놀라운 기적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놀라움은 곧 위협으로 바뀝니다. 대제사장들과 성전 경비대장, 사두개인들이 몰려와 그들을 잡아 가두고 심문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을 했느냐? 누구의 이름으로 했느냐?” 그 질문 앞에서 베드로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라고 담대히 말합니다.이 본문은 초대 교회가 처음으로 외부로부터 조직적인 핍박을 받은 장면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평범한 어부였던 베드로와 요한이, 이제는 공적인 자리에서 유대 종교 권력자들을 향해 담대히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바꾸었을까요?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경험, 그리.. 2025. 5. 17.
부활 후 스물여섯째 날 _ 치유와 표적: 성령의 능력 사도행전 3장 1-10절오래된 예루살렘 성전 미문 곁에 앉은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걷지 못했던 그는 매일 성전 앞에서 사람들의 동정을 기다렸지요. 오늘도 그저 그런 하루가 되리라 여겼을 겁니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지나가고, 그는 평소처럼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 순간, 그는 돈보다 더 큰 것을 받게 됩니다.“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곧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그 한마디에 그의 발과 발목이 힘을 얻고, 그는 걷고 뛰며 하나님을 찬송하게 됩니다.이 장면은 단순한 기적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성령 강림 이후, 예수님의 이름으로 나타난 첫 번째 공개적인 표적입니다. 초대 교회는 막 시작되었고, 믿.. 2025. 5. 16.
부활 후 스물다섯째 날_공동체가 되다: 초대교회의 삶 사도행전 2장 42-47절사도행전 2장은 성령 강림 이후, 예루살렘에 모인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42절부터 47절까지는 초대교회의 모습을 아주 따뜻하고 생생하게 그려줍니다. 그들은 사도의 가르침을 받으며, 떡을 떼고, 기도하고, 모든 것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각자의 것을 공동의 필요에 따라 기꺼이 내어놓았고, 날마다 성전에 모이기를 힘썼으며, 집에서 함께 음식을 나누며 하나님을 찬미했습니다. 이 공동체의 특징은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진심으로 돌보는 '가족' 같은 모습이었습니다.지금 우리는 분주한 도시 생활 속에서 ‘공동체’라는 말이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교회에 나가긴 하지만, 예배만 드리고 곧바로 돌아오는 신앙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성도들도 많.. 2025. 5. 15.
부활 후 스물넷째 날 _ 가슴을 찌르는 복음: 회개와 세례 사도행전 2:37-41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 베드로는 성령의 감동으로 유대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담대히 전했습니다. 그 말씀을 들은 이들은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할꼬?” 하고 가슴을 치며 물었습니다. 그들의 마음이 찔린 것입니다. 복음이 단지 귀로 스쳐 지나간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을 꿰뚫었던 것이지요. 베드로는 주저하지 않고 답합니다. “회개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우리는 종종 마음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단단히 감싸고 살아갑니다. 상처받기 싫어서, 실망하기 싫어서, 아니면 너무 바빠서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볼 틈조차 없이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그러다 어느 날, 뜻하지 않게 말씀 앞에 서게 될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우연히 듣게 된 설.. 2025. 5. 14.
부활 후 스물셋째 날 _담대함의 시작: 베드로의 설교 사도행전 2장 14-36절베드로가 열한 제자와 함께 일어서서 군중 앞에 선 장면은 복음서 속 어설픈 그의 모습과는 너무도 대조적입니다. 예수님이 붙잡히던 날, 계집종 앞에서조차 예수님을 부인했던 베드로가, 이제는 수천 명 앞에서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담대하게 선포합니다. 무슨 변화가 있었던 걸까요?오순절에 임한 성령은 제자들의 마음을 뜨겁게 불붙였습니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숨어 지내는 자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담대히 전하는 복음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베드로의 설교는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그가 직접 경험한 진리에서 우러나온 고백이었습니다.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행 2:36)는 외침에는 회피도, 주저함도 없었습니다.우리.. 2025. 5. 13.
부활 후 스물둘째 날 _ 새로운 언어, 새로운 세계: 복음의 보편성 사도행전 2장 5-13절예루살렘 오순절, 유대의 절기 중 하나로 많은 유대인들이 사방에서 몰려왔습니다. 이들은 각자 다른 지역에 흩어져 살아온 디아스포라 유대인들로, 모국어보다 현지어에 더 익숙한 사람들이었지요. 그런데 그날,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갈릴리 어부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하나님의 큰일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었고, 어떤 이는 놀라며 하나님을 찬양했고, 어떤 이는 조롱하며 “새 술에 취했다”고 했습니다.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민족과 언어의 경계를 넘어서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 예전에는 특정 언어나 민족 안에 갇혀 있던 하나님의 계시가, 이제는 모든 사람에게 열린 메시지가 된 것이지요. 복음은 유대 땅을 넘어, 모든 족속과 백성에게.. 2025. 5. 12.
부활 후 스물한째 날 _ 바람처럼, 불같이: 성령강림 사도행전 2장 1-4절오순절, 유대력으로는 첫 수확을 감사드리는 날이자, 출애굽 후 시내산에서 율법이 주어진 날로도 기억됩니다. 그날 예루살렘의 한 다락방에서는 예수님의 약속을 붙잡고 모인 제자들이 조용히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고요함을 찢는 소리가 들립니다.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하늘로부터 들려오고,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모습이 각 사람 위에 임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신비 체험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이 사람 안에 머물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승천 이후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던 불안과 두려움이 성령의 임재로 바뀌는, 놀라운 반전이 벌어진 것입니다.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성령은 여전히 바람처럼 오시고 불처럼 임하십니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존재를 느낄 수 있습.. 2025. 5. 11.
부활 후 스무째 날 _ 다시 말씀으로: 예수님의 기도 속에 머물다 요한복음 17장요한복음 17장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직전, 제자들을 위해 드린 기도로 가득한 장입니다. 이 장은 마치 예수님의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창문과 같습니다. 우리는 이 기도 속에서 예수님이 자신을 위해서보다 우리를 위해 얼마나 간절히 기도하셨는지를 알게 됩니다. 이 기도는 ‘대제사장적 기도’라 불릴 만큼, 예수님께서 우리를 하나님 앞에 올려드리는 중보자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예수님은 먼저 자신이 아버지께 받은 사명을 다 이루었다고 고백하시며, 아버지의 영광을 다시 회복시켜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다음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시는데, 이 땅에서 살아갈 그들을 보호해 달라고, 진리로 거룩하게 해 달라고 간구하십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장차 믿게 될 사람들’을 위해, 곧 우리를 위해 .. 2025. 5. 10.
부활 후 열아홉째 날 _ 믿음으로 걷다: 고난 중에 소망 로마서 8장 18-27절살다 보면 누구나 인생의 골짜기를 지나게 됩니다. 때론 가족 문제로, 때론 건강이나 경제적인 문제로 마음이 눌리고, 눈물이 앞을 가릴 때가 있지요. 그럴 때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하나님, 왜 이런 고난이 내게 있습니까?” 오늘 본문인 로마서 8장 18절에서 27절은 이런 인생의 고난 앞에서 우리가 어디에 소망을 둘 수 있는지를 차분히 풀어줍니다.바울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다”고 담대히 선포합니다. 이는 고통을 부정하거나 무시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고난의 깊이를 잘 알기에, 그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이 얼마나 큰지를 강조하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가 겪는 탄식은, 사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새로운 세상을 기다리는 진통입니다. 해산.. 2025. 5. 9.
부활 후 열여덟째 날 _ 주의 영을 구하다: 간절히 구하는 기도 누가복음 11:5-13예수님께서 기도에 대해 가르치시며 들려주신 한 비유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밤중에 친구를 찾아가 떡 세 개를 빌려 달라고 합니다. 갑작스러운 손님이 찾아왔지만 준비된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친구는 이미 문을 닫고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기에 내어줄 수 없다고 말하지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 간청함을 인하여 일어나 그 소원대로 주리라.”(8절)이 비유는 하나님이 귀찮아서 억지로 응답하신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하나님이 얼마나 깊이 들으시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당시 유대 문화에서는 손님 대접을 소홀히 여기는 것이 큰 실례였기에, 밤늦게 떡을 구하러 간 친구의 마음에는 다급함과 책임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이런 마음이 담긴 기도가.. 2025. 5. 8.
부활 후 열일곱째 날 _ 우리가 알지 못할 때: 이해하지 못해도 요한복음 16장 5-15절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자신이 떠날 것이라 말씀하셨을 때, 제자들은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그들의 반응은 이해할 만합니다. 오랜 시간 동고동락했던 주님이 떠난다니, 그 공허함과 불안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들에게 뜻밖의 말씀을 하십니다.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7절) 떠나시는 것이 오히려 유익하다니요. 당시의 제자들은 이 말씀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을 것입니다.우리도 인생에서 종종 이런 순간들을 만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는지, 왜 기도해도 응답이 더딘지, 왜 하나님은 가만히 계신 것 같은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순간들. 바로 그런 시간에 우리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다시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하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 2025. 5. 7.
부활 후 열여섯째 날 _ 약속을 붙들다: 성령의 약속 요한복음 14:15-31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 제자들과 나눈 마지막 말씀 중 하나가 요한복음 14장입니다. 이제 곧 눈에 보이던 주님이 떠나실 터이니 제자들의 마음은 얼마나 불안하고 허전했을까요. 그런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놀라운 약속을 주십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16절). ‘보혜사(Parakletos)’는 위로자, 돕는 자, 상담자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육신의 몸을 입고 함께 계셨지만, 이제는 성령으로 우리 안에 거하시겠다는 약속을 주신 것입니다.이 말씀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주어지는 위로입니다. 요즘처럼 불확실한 시대에 살아가다 보면, 누구 하나 기댈 사람 없고 마음 붙일 곳 없는 날들이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애쓰지만 .. 2025. 5. 6.
부활 후 열다섯째 날 _ 다시 공동체로: 맛디아를 뽑다 사도행전 1장 15-26절예수님의 승천 이후, 제자들은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했습니다. 사도행전 1장 15절부터 26절까지는 그 다락방 공동체에서 있었던 중요한 사건을 다룹니다. 바로 가룟 유다의 빈자리를 대신할 사도를 뽑는 장면입니다. 베드로는 시편 말씀을 인용하며, 유다의 배신이 하나님의 말씀 속에 이미 예언된 일임을 상기시키고, 그 빈자리를 메울 필요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공동체는 맛디아를 새 사도로 세우게 됩니다. 이 모든 과정은 인간의 결정 같아 보이지만, 본문은 “주님, 누구를 택하셨는지 보이시옵소서”라며 철저히 하나님의 주권에 의지합니다.우리의 삶도 공동체 안에서 많은 선택과 결정의 순간들을 만납니다. 교회 안에서, 가정 안에서, 직장과 인간관계 속에서 누구와 함께할 것.. 2025.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