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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부활 후 성령강림까지

부활 후 일곱째 날 _ 베드로: 다시 부르심

by 안트레마 2025. 4. 27.

베드로: 다시 부르심

요한복음 21장 1-14절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 앞에 여러 번 나타나셨습니다. 요한복음 21장은 그중 세 번째 등장입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리 호숫가에 다시 찾아오신 이 장면은 마치 조용한 일상의 아침처럼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깊은 회복의 메시지가 담겨  습니다.

그날 밤, 제자들은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부활의 놀라운 경험이 있었음에도, 그들은 여전히 삶의 현장으로 돌아와야 했고, 다시 생계를 이어가야 했습니다. 

베드로가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고 말하자, 다른 제자들도 함께 배를 탔지요. 하지만 노력은 허무하게 끝났고, 그 빈 그물을 안고 돌아오는 아침, 예수님이 그들에게 다가오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그물을 어디에 던져야 할지 알려주시고, 아침 식사를 준비하셨습니다. 생선과 떡이 구워져 있는 모닥불 곁으로 그들을 초대하신 그 모습은 너무도 다정하고 따뜻합니다. 큰 기적을 통해 능력을 보이시기보다, 배고픈 이들의 속을 채워주시며 마음을 열어주신 주님의 모습은 우리 일상에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우리는 종종 ‘부활’이라는 단어에 벅찬 감동을 느끼면서도, 매일의 출근길과 반복되는 일상 앞에서 막막함을 느낍니다. 가족을 돌보는 일, 직장에서의 고민, 관계의 어려움 속에서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가’ 하고 물을 때가 많지요. 그때 주님은 우리 삶의 가장 평범한 자리에 오십니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밤을 지나고 있는 우리에게 “얘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그리고는 사랑으로 준비된 아침 식사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요한은 “주님이시다!”라고 말했고, 베드로는 그 말을 듣자마자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이전의 실패와 상처는 여전했지만, 주님은 그 모든 것을 감싸 안고 계셨습니다. 

회복은 대단한 무대 위에서가 아니라, 그저 주님이 함께 계시는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우리의 삶이 비록 실패처럼 느껴질지라도, 주님은 여전히 우리를 위해 따뜻한 아침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그 자리에 함께 앉아,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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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주님, 저의 허기진 마음을 아시고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빈 그물 같은 일상에도 함께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느끼게 해 주세요.
다시 시작할 용기와, 
주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회복하게 하옵소서. 언제나 저를 기다려 주시는 주님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