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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부활 후 성령강림까지

부활 후 서른한째 날 _ 기도하며 살아가기: 분주함 속의 우선순위

by 안트레마 2025. 5. 22.

사도행전 6장 1-7절

사도행전 6장은 초대교회가 성장하면서 생긴 첫 번째 ‘행정적 갈등’을 보여줍니다. 구제 사역이 커지자 헬라파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과부들이 소외받고 있다고 불평을 제기합니다. 이를 두고 사도들은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놓고 접대를 일삼는 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다”(2절)며, 일곱 집사를 세우고 자신들은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 전념하기로 합니다(4절).

이 장면은 교회의 본질과 건강한 분업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오늘 우리에게도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무엇에 집중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기도와 말씀은 종종 가장 쉽게 미뤄지는 항목이 됩니다. 급한 일들이 쏟아지는 현실 앞에서 조용히 하나님 앞에 머무는 시간은 종종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도들은 교회의 가장 핵심적인 사역을 “기도와 말씀”이라고 분명히 선언합니다. 이는 단지 목회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닙니다. 평신도인 우리에게도 적용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우선될 때, 우리의 봉사와 일상도 제자리를 찾습니다. 기도 없이, 말씀 없이 일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지치고, 섭섭하고, 비교하게 됩니다. 그러나 기도가 중심에 있을 때, 우리는 다시 하나님의 시선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이 본문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갈등이 있었지만 이를 공동체적으로 풀어나갔다는 사실입니다. 사도들은 문제를 무시하지 않고 열린 태도로 듣고,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그 해결의 중심에는 하나님의 일하심이 있었습니다. 결국 말씀은 더 퍼졌고, 제자의 수가 많아졌으며, 제사장들 중에서도 믿는 이들이 생겨났습니다(7절). 기도와 말씀을 중심에 둔 공동체는 외적인 문제 속에서도 건강하게 자랍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야 할 일은 많지만, 그 안에서 기도하며 살아가는 선택이 우리를 살립니다. 바쁨이 지배하는 일상 속에서 기도는 숨구멍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 시간 속에서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을 다시 평안으로, 목적 위로 이끄십니다.


사랑하는 주님, 분주한 삶 속에서도 기도의 자리를 놓치지 않게 하옵소서. 말씀과 기도로 중심을 지키며, 그 안에서 일상과 사명을 감당하게 하옵소서. 언제나 하나님과 연결된 삶을 살게 하시고, 내 안의 평안이 흘러가 공동체를 살리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