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8장 1-8절
예루살렘 교회가 가장 뜨겁고 왕성하던 시절, 스데반 집사의 순교는 한 번에 그 분위기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사도행전 8장은 그 충격적인 장면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스데반의 죽음을 계기로, 예루살렘 교회에는 큰 박해가 닥쳤고, 성도들은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뿔뿔이 흩어져 도망친 것처럼 보였지만, 그 흩어짐이 바로 복음의 확장이 시작되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사람의 눈에는 실패 같아 보였지만,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는 오히려 성취였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이와 비슷한 ‘흩어짐’이 종종 일어납니다. 계획했던 일터에서 갑작스럽게 떠나게 되거나, 가족과의 거리가 생기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익숙한 자리를 내려놓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 순간 우리는 당황하고 마음이 무너집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하나님이 정말 함께하시는지 의심하게도 됩니다. 하지만 사도행전 8장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말해 줍니다. 하나님은 흩어짐을 통해 더 넓은 길을 여실 수 있다고요. 필립이 사마리아 성에 이르러 복음을 전했을 때, 그곳의 많은 이들이 말씀을 듣고 기뻐했습니다. 예루살렘 안에만 머물렀다면 그 기쁨은 전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박해로 인한 고통 속에서도 복음은 살아 움직였고, 오히려 그 고난을 타고 더 멀리 퍼져 나갔습니다.
우리의 인생길도 그렇습니다. 때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변화 속에 놓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가 전혀 새로운 은혜의 자리일 수 있습니다. 내가 흩어진 곳에서 오히려 하나님의 선한 뜻이 피어나고, 다른 이들이 위로를 얻고 기뻐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 있든 복음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입니다.
고난 가운데서도 주님의 뜻을 신뢰하고, 그 분의 인도하심을 따라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있는 자리가 비록 불안하고 낯설어도, 하나님은 그곳을 통해 무언가를 이루고 계십니다. 그러니 고난이 전부는 아님을 기억합시다. 우리의 흩어짐이 복음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음을 믿으며, 오늘도 그분의 일하심을 소망 가운데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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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하나님, 익숙함이 무너질 때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러나 흩어짐 속에도 주님의 손길이 있음을 믿습니다. 제가 머무는 자리마다 복음의 기쁨이 흘러가게 하소서. 고난 중에도 주님의 뜻을 신뢰하는 믿음을 더해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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