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독교 영성/기독교영성

오리지널 기독교: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는 길

by 안트레마 2025. 4. 24.

 

오리지널 기독교: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는 길

신앙의 길을 걷다 보면 문득, ‘우리는 어디서부터 시작했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이 질문은 단지 과거를 추억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본질을 찾고, 중심을 회복하며, 하나님 앞에 더 정직하게 서기 위함입니다. 그 물음의 중심에는 ‘오리지널 기독교’라는 주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기독교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 사도들과 제자들에 의해 형성된 초대교회의 신앙과 삶을 말합니다.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추구해야 할 신앙의 본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초대교회는 교회 건물도, 제도적 직분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들은 단지 예수님을 따르며, 그분의 죽음과 부활을 삶의 가장 깊은 진리로 받아들인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진리는 그들의 언어와 행동, 관계와 공동체의 모습에 스며들었습니다. 사도행전 2장 42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 이 짧은 구절은 오리지널 기독교의 전형을 보여줍니다—말씀에 대한 헌신, 나눔의 공동체, 성찬을 통한 기억, 그리고 기도로 이어지는 하나님과의 교통.

그 중심에는 항상 예수 그리스도가 계셨습니다. 그분은 단지 위대한 도덕교사가 아니라, 죄를 사하시고 죽음을 이기신 구속자였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은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날마다 새로운 생명으로 우리를 이끄는 능력이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에게 신앙은 제도가 아니라 삶 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이었고,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몸이었습니다.

초대교회는 공동체 중심의 삶을 살았습니다. 소유를 나누고, 가난한 자를 돌보며, 서로의 짐을 지는 삶을 실천했습니다. 누구도 혼자 믿음을 지키려 하지 않았습니다. 신앙은 언제나 함께 걷는 여정이었고, 공동체는 믿음의 생명을 지켜주는 울타리였습니다. 또한, 그들은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했습니다. 어떤 결정도, 어떤 전도도, 성령 없이 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예배와 선교, 사역과 회개는 모두 성령의 역사 가운데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역사 속에서 기독교는 점차 변화합니다. 4세기 콘스탄틴 대제에 의해 기독교가 공인되면서, 교회는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되었고, 신앙은 점차 제도화되고 형식화됩니다. 이것은 기독교의 확장을 가능하게 한 계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오리지널 기독교의 단순함과 열정이 약화되는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겪은 수세기의 전통 위에 서 있습니다. 그 전통이 주는 은혜와 지혜도 분명 존재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끊임없이 ‘본질로의 회복’을 갈망합니다. 다시 복음의 능력으로, 다시 공동체의 따뜻함으로, 다시 성령의 역사로 돌아가고자 하는 이 갈망이야말로 오리지널 기독교를 향한 사모함입니다.

오리지널 기독교는 과거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늘의 우리에게 질문합니다. “너는 지금 무엇을 믿고 있으며, 누구와 함께 걷고 있으며, 어떤 성령의 역사 가운데 있는가?” 이 질문은 교회를 향한, 동시에 각 개인을 향한 깊은 부름입니다.

신앙은 돌아감의 여정입니다. 우리는 오리지널 기독교를 향해 나아가는 이 여정 속에서, 단순함 속의 깊이를, 나눔 속의 사랑을, 성령의 임재 속에 깃든 능력을 다시금 발견하게 됩니다. 그 길 끝에, 처음 마음으로 다시 서게 될 날을 기대합니다. 처음 사랑을 회복한 교회, 처음 부르심에 순종하는 공동체, 처음 성령에 감동되어 복음을 증언하는 그리스도인으로.

그 길이 곧, 하나님 나라의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