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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

하나님의 사람과 하나님의 말씀(왕상 13:1~10)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릅니다. 이 말은 기독교 선교 초기에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려졌던 것이 오늘날까지 계속해서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행 11:26). 아마 당시의 안디옥 사람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에게서 예수님을 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을 ‘그리스도의 사람’이라고 불렀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하나님의 사람”이란 단어가 8번이나 나옵니다. 이 사람의 이름이 무엇이지 기록되어 있지 않고 다만 ‘하나님의 사람’이라고만 나옵니다. 왜 성경은 이 사람의 이름을 기록하지 않고 단순히 ‘하나님의 사람’이라고만 기록했을까요?



우리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예로부터 이름을 남기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과거에 급제해서 가문의 이름을 높인다거나 전쟁터에 나가 용감하게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함으로 이름을 남긴다거나, 부모님에게 효를 다해서 효자로 혹은 열녀로 이름을 남기는 것이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 그렇게 이름을 남길 수 없는 사람들은 산에 가서 바위에다가 ‘OOO 1989년 5월 1일 이곳에 다녀가다’라고 써 놓기도 합니다. 


본문의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칭호는 아마 “하나님께 속한 사람,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사람, 하나님의 목적을 위해 헌신한 사람”이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나님께 속해서 하나님의 뜻과 목적을 이루기 위해 헌신한 사람의 이름을 기록하지 않고, 그저 “하나님의 사람”이라고만 기록한 것은 세상에 이름을 내는 것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주기 위함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아주 조그만 일이라도 할라치면 신문이나 방송에 이름을 대문짝만하게 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우리들에게 큰 도전이 되는 말씀이 아닌가 싶습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닙니다. 자선사업을 하거나 구제활동을 하면서 큼지막하게 사진을 찍고 광고하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것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마 6:3) 하라고 하셨는데 말입니다. 


여하튼 본문 열왕기상 13장 1~10절에는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말이 여덟번이나 나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반복해서 나오는 단어가 바로 "여호와의 말씀"이라는 단어입니다. 우리 말 번역에서는 이 말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않은 것 같아 아쉬운데, 영어 번역본에서는 "by the word of the LORD"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사람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유다에서 벧엘에 이르렀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제단을 향하여 외쳤으며, 하나님이 말씀하신대로 행동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이 한 것은 사실 그가 한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하나님"께서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이 하시고자 하는 일들을 당신에게 순종하는 믿음의 사람들을 통해서 하십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와 그리스도로 영접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거룩한 뜻이 이루어지도록 내 생각이나 경험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서 "하나님께서 이루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사람"인 우리가 해야 할 일이며 우리의 올바른 삶의 자세인 것입니다. 


믿음의 사람을 세워 거룩한 하나님의 일을 이루시는 전능하신 주님, 언제나 내 마음과 내 뜻이 아닌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