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다보면 이해하기가 참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사무엘하 12장에 나오는 내용으로 하나님 앞에 범죄한 다윗에게 하나님은 밧세바가 그에게 낳은 아들을 치셔서 난 지 이레만에 죽었다는 것이다. 사실 죄는 다윗이 지었는데 왜 하나님은 아이를 죽이셨을까? 아이가 무슨 죄가 있다고…
다윗은 선지자 나단으로부터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후에 금식하면서 밤새도록 땅에 엎드려 기도했던 것과 아이가 죽은 후에는 일어나 몸을 씻고 기름을 바르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후 하나님의 전에 들어가 하나님을 경배했다. 아이가 죽기 전에 그렇게 작심하고 기도한 것은 하나님께서 혹시 자신을 불쌍히 여기셔서 아이를 살려주실까 하는 기대감으로 그렇게 했다고 다윗은 말했다. 그런데 아이가 죽은 후에 바로 다윗은 씻고 기름으르 바른 후에 옷을 갈아입고 하나님의 전에 들어가 하나님을 예배했다는 것이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아무리 자기의 잘못에 대한 징벌이라해도 하나님께서 태어난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아이를 죽이신 것에 대해 다윗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하나님께서 이러실수가 있느냐고… 화를 내실려면 죄를 지은 나에게 내셔야지 어떻게 아이를 죽이실 수 있느냐고 따지지도 않았다. 사무엘하 24장을 보면 다윗이 인구조사를 한 것에 대해 하나님은 선견자 갓을 통하여 칠 년동안의 기근이나, 석 달 동안 원수에게 쫓겨다니는 것이나 아니면 사흘 동안의 전염병 중의 하나를 다윗이 선택하라고 말씀하셨고, 다윗이 선택한 대로 그에게 벌을 내리셨다.
하나님은 왜 밧세바가 낳은 아이를 죽이셨을까?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말씀을 묵상하면서 사무엘하 24장에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그러한 징벌을 내리지 않으신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지금 다윗은 유다 지파의 본거지인 헤브론에서 유다 장로들의 지지를 받아 왕이 된 후 7년 6개월의 세월을 보냈다. 사실 말이 왕이지 헤브론은 사마리아와 북쪽 이스라엘 지역에 비하면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규모가 적은 팔레스타인의 변방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장로들이 다윗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아 이제는 명실공히 통일왕국의 2대 왕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 다윗이 국정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블레셋을 중심으로 이웃 나라들과의 계속되는 전쟁으로 나라는 안정을 찾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만약 하나님께서 사무엘하 24장에서처럼 칠 년 동안의 기근이나, 석 달 동안 원수에게 쫓겨나니게 하거나 아니면 사흘 동안 온 나라에 전염병이 돌게 한다면 다윗 왕국은 곧바로 무너지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하나님이 공의의 하나님이시면서 동시에 사랑의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다윗의 범죄에 대한 형벌을 내리시면서도 동시에 그를 너무 사랑하셨다. 사실 다윗이 우리아의 밧세바를 범한 죄는 다윗답지 못한 행동이었다. 다윗은 그 마음 중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아이가 죽은 후에도 곧 바로 하나님을 경배하지 않았던가! 다윗의 하나님에 대한 경배는 하나님이 옳으시고 자신이 그르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비록 다윗의 죄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눈감고 모른척하실 수 없으셔서 공의의 의해서 징벌을 내리셨지만, 여전히 다윗을 사랑하시고 다윗의 왕국을 굳게 세우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을 느낄 수 있는 사건이다.
사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때로 우리는 하나님께서 왜 나에게 이러실까라고 생각하면서 하나님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불평하지만 뒤돌아보면 그때 그렇게 하신 것이 바로 나를 배려하시고 사랑하셨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께서 하신 그것이 바로 나를 위한 최선의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비록 내가 하나님께 죄를 지어 징벌을 받는 상황에서조차도 말이다. 그 하나님이 바로 당신과 나의 아버지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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