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형상'(Imago Dei)은 기독교 신학에서 인간의 본질과 존엄성,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데 사용되는 아주 중요한 개념으로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이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의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창 1:26-26)라는 말씀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의 의미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에 기반해서 살펴본 후에 '하나님의 형상'이 신학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서 "형상(Form, εἶδος, 에이도스)"이라는 개념은 "질료(Matter, ὕλη, 휠레)"와 함께 모든 사물의 존재와 변화를 설명하는 두 가지 기본 원리 중 하나입니다. 그의 형이상학에서 형상은 사물의 본질을 규정하는 요소로 사물이 무엇인지를 결정짓는 특성이나 본질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본질(Essence)은 형상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형상은 사물이 어떤 종류로 존재하는지 그 사물의 특성을 결정짓습니다. 형상이 없으면 질료는 무질서한 물질에 불과하지만 형상이 부여됨으로써 질료는 특정한 형태와 구조를 가지게 됩니다. 또한 형상은 사물이 지향해야 하는 목적 또는 기능을 내포하는데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사고와 연결되며 사물이 존재하는 목적(Telos)을 형상이 내포하고 있다고 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형상은 사물의 본질을 결정짓는 요소입니다. 성경에서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다고 말하는 것은 하나님이 인간을 하나님 자신의 본질을 따라 창조하셨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본질적 특성에는 도덕적, 영적 완전성뿐만 아니라 이성과 지혜도 포함됩니다. 즉 인간은 지성적 존재로서 생각하고 추론하며 도덕적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존재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다"는 것은 인간이 이성을 통해 하나님을 닮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것은 인간이 합리적 사고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도덕적 결정을 내리며 자신의 삶을 목적 지향적으로 살아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제 '하나님의 형상'이 갖는 신학적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형상'대로 인간이 창조되었다는 것은 인간에게 본질적 존엄성(Intrinsic Dignity)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은 모든 인간이 고유한 존엄성과 가치, 그리고 존경받을 자격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인종, 성별, 사회적 지위와 무관하게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고 이 개념은 인류의 보편적 인권의 기초로 여겨질 수 있고 모든 사람이 존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윤리적 근거를 제공합니다.
둘째, 인간은 관계적 존재(Relational Being)로 창조되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이 관계는 인간의 본질적인 측면을 형성하는데 이는 인간이 하나님을 알아가고 사랑하고 예배하는 존재로 창조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인간이 다른 인간과 서로 관계를 맺고 살아가도록 창조되었으며 이는 가족, 공동체, 사회 등 다양한 관계에서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살아야 한다는 윤리적 가르침을 포함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셋째, 인간이 이성과 창조성(Rationality and Creativity)을 가진 존재로 창조되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로서 사고하고 분석하며 하나님의 진리를 탐구할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인간이 다른 피조물들과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또한 인간은 창조적 존재로 새로운 것들을 창조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데 이는 예술, 과학,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넷째,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는 것은 인간이 도덕적 책임(Moral Responsibility)을 가진 존재로 창조되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도덕적 기준과 윤리적 가치를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존재로 창조되었는데 이는 정의, 사랑, 자비, 진리 등과 같은 도덕적 덕목을 실천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또한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에게 자유롭게 선택하고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는 능력을 부여하며 도덕적으로 책임 있는 존재가 되게 합니다.
다섯째, 인간은 청지기 직분(Stewardship)을 가진 존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자기 형상'으로 창조하신 후 그들에게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의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이는 인간이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돌보고 관리하는 청지기 역할을 부여받았음을 의미하는데 이 개념은 오늘날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윤리적 기초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여섯째,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는 것은 종말론적 의미(Eschatological Aspect)를 내포하고 있습니다.'하나님의 형상'은 인간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임을 나타내는데 이는 그리스도의 재림과 새로운 창조, 인간의 영원한 완성에 대한 소망을 포함합니다. 죄로 인해 훼손된 하나님의 형상은 그리스도 안에서 회복되고 완성될 것이며 이것은 인간의 죄성과 타락에도 불구하고, 은혜를 통해 회복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의 본질적 존엄성, 윤리적 책임, 창조적 특성, 관계적 본질, 그리고 미래의 구원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한 신학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약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나님은 전능하시다'는 의미 (0) | 2024.06.28 |
---|---|
구약성경의 정경화 과정 (0) | 2024.06.09 |
출애굽기 개론 (0) | 2024.06.09 |
창세기 개론 (0) | 2024.06.09 |
복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복 (0) | 2024.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