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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신학/구약신학

구약신학의 목적과 중요성

by ANTLEMA 2025. 3. 10.

2. 구약신학의 목적과 중요성

1. 구약신학의 목적

1) 하나님을 바로 알고 신앙의 강화를 위해

구약신학의 첫 번째 목적은 하나님(야웨)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다. 구약성경은 하나님을 창조주, 절대주권자, 구원자, 심판자 등 다양한 모습으로 묘사한다. 이때 구약신학자는 본문이 쓰인 역사적·문화적 배경과 문학적 형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왜 하나님이 특정 시기와 상황에서 그런 방식으로 드러나시는지를 분석한다.

  • 월터 아이히로트(Walter Eichrodt)는 『구약신학』에서 언약(Covenant) 사상을 중심축으로 삼았다. 그에게 있어 구약신학의 목적은 “언약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이해함으로써, 하나님이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시는지 밝히는 것”이다.
  • 게르하르트 폰 라트(Gerhard von Rad) 역시 『구약신학』에서 구약 본문이 증언하는 “이스라엘의 신앙 고백적 역사”를 분석함으로써,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백성과 어떤 식으로 교제하고 변화시키는지를 보여 주려 했다.

이처럼 구약신학은 단순 교의(敎義)나 교리에 함몰되지 않고, 성경 본문이 증언하는 하나님을 발견하고 깊이 묵상함으로써 개인과 공동체의 신앙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려는 목적을 지닌다. 이것이 다른 학문과 구별되는 구약신학 고유의 목표이자 존재 이유다.

2) 구약성경 전체의 통일된 메시지 파악과 해석을 위해

구약성경은 장르, 시대, 저자, 신학적 관점이 제각각인 책들이 모여 이루어진 ‘소() 도서관’ 같은 성격을 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전통은 이 다채로운 본문들을 정경(canon)으로 인정하면서,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신앙 고백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구약신학의 두 번째 목적은 구약성경 전체에 흐르는 통일된 메시지를 찾아내고, 이를 해석학적으로 연결 짓는 것이다.

  • 브루스 K. 월트키(Bruce K. Waltke)는 『구약신학』(An Old Testament Theology)에서 개별 본문 해석과 구속사(救贖史) 전체의 조망을 결합하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그는 “구약성경에 산재한 단편적 증언을 하나로 묶어내는 작업이야말로 구약신학의 핵심”이라고 보았다.
  • 월터 브루그만(Walter Brueggemann)은 『구약신학: 간증, 논쟁, 옹호』에서 “단일 음성이 아닌 다성적 증언(polyphonic testimony)”을 강조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이 다양한 증언이 하나님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과 실천으로 수렴된다고 주장했다.
  • 결국 구약신학의 목적은 이처럼 구약성경의 다양한 목소리를 각기 존중하면서도, 그 깊은 뿌리에서 공통적으로 울리는 하나님의 초청과 구원의 메시지를 포착해 내는 데 있다.

3) 교회를 섬기고 교회 공동체에 적용하기 위해

구약신학이 지닌 세 번째 목적은 교회 공동체와 현대 신앙인들에게 실질적인 적용을 제공하는 것이다. 구약성경에서 발견되는 언약, 율법, 예배, 윤리는 과거에 머무는 종교사(宗敎史) 자료가 아니라, 신약성경과 더불어 오늘날 교회가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데 직접적인 지침을 준다고 보았다.

  • 게르하르트 폰 라트는 구약신학을 설교학(homiletics)과 밀접히 연결했으며, 구약 본문을 오늘의 교회와 성도에게 가르치는 과정에서 그 목적이 실현된다고 역설했다. 즉, “구약신학은 과거를 연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 시대에 구약성경의 말씀이 새롭게 들리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 실제로 신앙 공동체는 예배에서 시편을 낭독하거나 설교에서 선지서 본문을 인용하고, 성막 제사 제도를 현재의 예배 신학과 연결 지으면서 구약신학적 통찰을 적극 활용한다.

요컨대 구약신학의 학문적 탐구는 교회를 위한 ‘신학적 봉사’를 지향한다. 교회의 성장, 개인 신앙의 성숙, 사회적 책임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구약 본문이 제공하는 풍성한 통찰을 재발견하게 하는 것이 구약신학이 지닌 또 하나의 근본 목적이다.

2. 구약신학의 중요성

1)  기독교 신앙의 뿌리와 신약 이해의 필수 열쇠

구약신학이 중요한 이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기독교 신앙 전체의 뿌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한 복음과 신약성경의 형성 배경은 구약성경의 언약, 율법, 예언적 전통과 직결된다.

  • 신약성경은 구약성경을 인용하고 재해석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정체성과 사역을 설명한다(마태복음 1:23, 사도행전 2:17-21 등). 그러므로 구약성경에서 말하는 언약, 메시야 대망, 죄와 속죄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신약이 전하는 복음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 교부 시대부터 이어져 온 교회 전통 역시 구약과 신약의 연속성, 즉 “신약은 구약의 완성”이라는 신학적 전제에 기초해 왔다. 따라서 구약신학의 연구 성과는 교회 역사 전체를 관통하는 해석의 열쇠이 된다.

이처럼 구약신학은 신약성경과 예수 그리스도를 ‘떠받치는 토대’이자, 기독교 신앙의 근간을 이루는 전제조건으로서 중요하다. 오늘날에도 성경신학(성서신학)이나 조직신학 등 타 분야와 연계될 때, 구약신학이 제공하는 풍부한 배경 이해와 통일된 신학적 전망이 필수적임이 재확인된다.

2)  성경 전체의 일관된 구원 이야기 이해

구약성경은 반복적으로 “구원 역사(Heilsgeschichte)”라는 개념을 암시한다. 이는 하나님이 인류와 역사를 어떻게 섭리하시고 구원에 이르게 하시는지를 단계적으로 보여 준다는 관점이다.

  • 한스 발터 볼프(Hans Walter Wolff)는 구약성경에서 보이는 인간의 탄생, 죄, 심판, 회개, 회복 등의 과정을 신학적·인류학적 시각에서 분석하면서, 이것이 궁극적으로 하나님이 주도하시는 구원 역사의 전개에 기여한다고 주장했다(『구약성서 인간관(Anthropology of the Old Testament)』).
  • 이러한 맥락에서 구약신학은 출애굽(해방 사건), 시내산 언약(관계 수립), 왕정 수립(공동체 조직), 포로기와 귀환(심판과 재건), 종말론적·메시아적 전망(회복과 새로운 시작) 같은 굵직한 사건들이 하나의 큰 틀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이어지는지 통찰하도록 돕는다.

이렇듯 구약성경이 보여 주는 연속적 구원 이야기와,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언약 신실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구약신학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현대 독자는 방대한 본문을 단순한 옛 이야기로 오해하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신앙적·신학적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3)  윤리·사회적 책임에 대한 신학적 토대

구약성경은 과거 역사 속 특정 민족의 종교 문헌이지만, 동시에 보편적 윤리와 정의, 공동체 책임 등의 가치를 강하게 제시한다. 구약신학은 이러한 본문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현대 사회에도 유효함을 강조함으로써, 신앙과 윤리, 사회 참여를 연결하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다.

  • 예언서에 빈번히 등장하는 ‘공의, 정의, 자비’(미가 6:8, 아모스 5:24, 이사야 1:17 등)는 오늘날에도 인권·사회복지·환경정의 같은 사안과 맞닿아 있다. 구약신학은 이를 역사적 맥락에서 재해석하여, ‘하나님 경외’가 곧 ‘이웃과 약자를 돌보는 일’과 분리될 수 없음을 신학적으로 뒷받침한다.
  • 출애굽 사건은 억압받는 자의 해방을 상징하며, 이를 현대적으로 적용하면 인종차별·성차별·빈곤 구조 등 다양한 불의와 맞서 싸우는 신학적 동기가 될 수 있다. 월터 브루그만 역시 “구약은 메시아주의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불의를 드러내고 변혁을 촉구하는 사회적 예언 전통을 보여 준다”고 해석했다.

따라서 구약신학은 교회나 개인 신앙이 세상 속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고 실천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데 이론적·신학적 자원을 제공한다. 이는 구약성경을 ‘영적 지침서’ 혹은 ‘윤리적 교본’으로도 풍성히 활용하도록 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4)  생동감 있는 신앙과 학문의 시너지

구약신학은 역사, 문학, 고고학, 언어학, 인류학 등 여러 인문·사회과학 분야와 교차하면서 협업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텍스트 해석이 풍부해질 뿐 아니라, 신앙적 통찰과 학문적 엄밀성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킨다.

  • 역사가나 고고학자는 고대 이스라엘과 주변 국가의 자료를 분석하면서 구약성경의 배경을 구체적으로 복원하고, 구약신학자는 그 자료를 토대로 신학적 해석을 심화할 수 있다.
  • 문예비평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자들은 시편, 예언서, 지혜문학 등을 정교한 문학 텍스트로 분석하며, 구약신학자는 이를 통해 “시적 이미지와 비유가 하나님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확대하는가?”라는 신학적 질문에 답을 찾는다.

이렇듯 학제 간 연구(interdisciplinary study)를 활성화하는 능력 역시 구약신학이 가진 중요성 중 하나다. 이는 교회 안팎에서 구약성경을 보다 생생하게 읽고, 거기서 파생되는 의미를 사회에 환원하도록 돕는 발판이 된다.

 

3. 구약신학의 목적과 중요성의 상호 연관성

지금까지 살펴본 구약신학의 목적과 중요성은 상호 긴밀하게 얽혀 있다. “하나님을 바로 알고, 구약성경 전체의 신학적 흐름을 통합적으로 파악하여, 교회와 현대 사회에 실제적인 적용점을 찾는다”는 목적이 곧 구약신학이 기독교 신앙 이해에서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한다는 중요성을 함축한다. 한마디로, 구약신학은 신앙의 뿌리를 분명히 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교회 공동체와 사회가 하나님을 더 깊이 경험하도록 지원한다.

  • 목적: 구약성경이 전하는 하나님의 정체성과 언약, 예배, 율법, 예언, 지혜 등 다양한 주제를 학문적으로 체계화하고, 이를 현대 교회와 개인 신앙에 적용하기 위해 연구한다.
  • 중요성: 이 연구 결과가 신약성경 이해와 기독교 신앙 형성에 결정적 통찰을 제공하고, 사회 윤리와 공의를 실천하는 바탕이 되며, 학제 간 대화를 통해 성경과 현실을 잇는 다리가 된다.

이같이 목적과 중요성이 서로 보완·강화되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구약신학을 깊이 연구하는 일은 교회 내부뿐 아니라 학문적·문화적 차원에서도 막대한 파급 효과를 지니게 된다.

 

4. 결론

구약신학은 구약성경이라는 방대한 문헌을 신학적·역사적·문학적·해석학적으로 연구함으로써, 하나님이 누구이며 어떤 방식으로 인간과 관계 맺으시는지를 체계적으로 밝히려는 학문이다. 이런 구약신학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하나님(야웨)의 본질과 언약, 그리고 이스라엘 역사를 통해 드러난 구원의 의미를 더욱 명확히 파악하여, 개인과 공동체의 신앙을 심화하는 것이다. 둘째, 구약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통일된 메시지를 발견하여, 성경 읽기의 폭과 깊이를 동시에 확장하는 것이다. 셋째, 그 연구 결과를 현대 교회와 사회, 개인 신앙의 실천적 영역에 활용하여, 윤리·공동체적 책임을 새롭게 조명하는 것이다.

동시에 구약신학은 기독교 신앙 전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신약성경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약성경의 언약과 율법, 예언 전통이 어떤 배경과 의미를 지니는지 알아야 하며, 고대 이스라엘이 그려 낸 구원 역사는 오늘날 교회가 서 있는 신앙의 뿌리를 형성한다. 예언자들이 강조한 정의와 공의, 제사 제도와 율법에 담긴 윤리적·영적 시사점은 현대인의 삶에도 설득력 있게 적용될 수 있다. 또한 구약신학은 인문·사회과학과의 학제 간 협력을 통해 텍스트 해석을 다양화하고, 신앙 공동체가 더욱 풍요로운 대화를 나누도록 장려한다.

결론적으로, 구약신학의 목적은 하나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통해 교회와 신앙 공동체가 구약성경의 메시지를 지금 여기에서 구현하도록 돕는 데 있으며, 그 중요성은 기독교 신앙 형성의 토대이자 사회 윤리의 근거, 그리고 신앙·학문 간 소통의 교두보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구약신학을 통해 독자와 교회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면서도 변함없이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새롭게 조우하고, 삶의 각 영역에서 그분의 뜻을 실현할 구체적인 동력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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