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무엇이든지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고픈 욕망이 자리잡고 있다. 오늘 본문에는 페르시아의 아하수에로 왕이 나온다. '아하수에로'라는 이름의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의 히브리식 이름이다. 그는 다리오 왕의 뒤를 이어 페르시아의 왕이 된 사람으로 헤로도토스의 「역사」에도 기록되어 있는 사람이다.
오늘 본문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를 생각해 본다. 먼저 아하수에로는 힘이 있는 사람이다. "인도로부터 구스까지 백이십칠 지방을 다스리는 왕"(1절)이니 그가 가지고 있는 힘과 권력은 오늘 우리가 가진 것과도 차원이 다르다. 하지만 아하수에로왕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 모두는 자신이 다스리는 영역이 있다. 자신의 힘이 미치는 영역에서 우리는 거의 절대적인 권력을 행하려고 한다. 어떤 이는 가정에서 거의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다. 아내나 아이들은 자신의 권력과 힘에 감히 대들지 못하고 마치 자신이 신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유교문화권에서 이런 경향을 볼 수 있는데 우리는 이런 모습을 가부장제(heirachism)라고 한다. 요즘에는 남편이 그런 가부장적 힘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내가 남편이나 자녀들에게 과거에 남자가 가졌던 힘을 사용하기도 한다. 혹시 나도 다른 사람들이 넘보지 못하도록 절대적인 힘을 사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앙하수에로는 자랑하고 과시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이나 재산 그리고 권력을 자랑하하고 과시하려고 "모든 지방관과 신하들"을 모아 잔치를 베풀었는데, 그 기간이 무려 180일이나 된다. 아마도 그러한 과시를 통해 신하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지를 으시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디 아하수에로만 그렇겠는가? 남편 자랑, 아이들 자랑, 명품 자랑 심지어 집에 사다 놓은 가전 제품까지 자랑하는 것이 우리의 심성이다.
사실 이러한 자랑의 배후에는 남들이 부러워할 때 자신이 느끼는 쾌감이 있고, 부러워하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자신은 우월감에 빠진다. 물론 감사하다는 말로 포장해서 자신을 자랑하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다.
아하수에로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분노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부른 왕후가 오지 않자 그는 "진노하여 마음속이 불 붙는 듯"(에 1:12)했다. 사실 아하수에로가 자기의 아내를 부른 이유는 자기 아내가 예뻐서 자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리따움을 뭇 백성과 지방관들에게 보이게 하라 하니 이는 왕후의 용모가 보기에 좋음이라"(에 1:11). 권력과 부를 가지고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이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에게 아내는 한낱 다른 소유물처럼 자신의 능력고 힘 그리고 권력의 한 부속품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의 말에 순종하지 않는 그녀에 대하여 분노하게 된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자식을 자식의 소유물처럼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이 있다. 간혹 교회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해서 자기의 마음대로 되지 않고, 자기의 뜻에 따르지 않는 교인들을 내 쫒는 일부 몰지각한 목회자들도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정치인들도 나라나 국민들을 자기의 소유물쯤으로 생각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고 해야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
물론 에스더서의 주제가 아하수에로의 비인격적이고 교만한 삶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주제로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하수에로의 삶을 통해서 나 자신이 더욱 하나님 앞에서 교만하지 않고, 자기 중심적인 자만에 빠지지 않고, 내 주변의 환경이나 사람들을 모두 내 마음대로 좌지우지해야 적성이 풀리는 그런 삶을 살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더욱 기뻐하시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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