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란 무엇인가?

자유는 여러가지 가능성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능성 그 자체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할 때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우리의 한계와는 상관없는 것이다. 자유는 우리가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와 상관없이,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태도와 관계가 있다. 객관적으로 전혀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일이라 해도 그 상황에 대응하는 우리의 태도가 바로 자유인 것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인간은 자유를 소유할 수 있도록 창조된 존재"라고 했다. 우리의 자유는 부자유라는 틀 안에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상황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떤 일에 부딪혔을 때 그 일에 어떤 태도로 임하느냐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왼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대신 오른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것을 운명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어쩌면 왼쪽으로 움직이는 대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평생의 배우자를 만날 기회를 놓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어쩌면 그로 인해 불의의 사고를 피할 수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갈림길에 서서 어떤 선택을 내릴 때마다 그 결과가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원하는 것을 모두 선택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선택은 행위자의 결정에 의해 어떤 것은 무시되어야 한다는 본질을 지니고 있다. 

케에르케고르는 자유의 근원에 대해 흥미로운 사고를 전개시켰다. 그에 의하면 아담과 하와가 금지된 선악과를 따 먹기 전에 에덴동산에서 획기적인 일이 있었다고 한다. 신이 인간에게 어떤 명령을 내렸는데, 그것은 인간의 본질과 역사적인 면에서 볼 때 심각하게 다뤄져야 할 것이었다. 신은 인간에게 에덴동산에 있는 두 종류의 열매를 제외한 모든나무의 열매를 따 먹어도 된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아담은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신의 명령을 따르느냐 따르지 않느냐의 여부는 전적으로 그의 생각에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신은 아담에게 그 명령을 내림으로써 사실은 자유의지에 따른 결정권을 준 것이다. 아담은 바로 이 점 때문에 불안해하고 두려워했다. 아담에게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전적으로 그의 책임 아래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미래를 통제하기에는 자신이 너무도 미약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키에로케고르는 인간에게 불안과 두려움은 바로 미래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우리는 이에 대해 어떤 선택도 할 수 없다. 다가오는 미래를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최선의 결과가 우리 앞에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자유를 가지고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