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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희생양 프로젝트

육군 28사단 의무대에서 근무하던 윤모 일병의 구타 사망사건의 실체를 뉴스를 통해 보고 들은 우리 온 국민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소장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28사단 집단 구타 사망사건은 우리 국민들의 믿음을송두리째 날려버릴 정도로 야만스러움과 핏빛으로 얼룩져 있는데요. 그 잔혹함에 제대로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저희가 사건기록을 보면서도 너무 너무 힘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변상욱 CBS 대기자가 “군대판 악마”를 보았다고 할 정도로 가해자들은 끔찍하고 사악한 폭력을 자행했다.




신약성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위에서 벌어진 엄청난 폭력이 하나님과 세상의 화해를 의미한다고 증언하고 있다. 원래 죄를 알지도 못하는 예수가 “우리를 위해서” 죄 있는 분이 되어 엄청난 폭력의 희생양이 되었다. 예수가 처참한 폭력을 감수해야 했다는 사실은 죄인을 처벌하려는 하나님의 의지가 아니라 사랑하려는 하나님의 의지의 결과였다. 결국 예수는 그의 피로 인하여 하나님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인간의 “화목 제물”이 되었다. 그가 십자가 위에서 깊은 절망과 함께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고통의 비명을 성소의 휘장이 찢어지며 하나님의 신비가 세상에 공개되었다. 예수가 폭력으로 희생 당하는 순간 하나님과 세상은 화해하게 되었다. 하나님은 세상과 화해하기 위해 ‘희생양 프로젝트’라고 하는 메카니즘을 따랐다. 


윤모 일병에게 가해진 상상을 초월한 가혹행위를 머리에 떠올리는 것 조차 두렵다. 정부와 군당국자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기자 회견을 자처한다. 하지만 국민들은 어느 한 사람 그러한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는다. 이미 정부는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믿지 못하는 정부지만 그래도 믿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윤모 일병의 구타 사망사건이 대한민국 군대가 새롭게 변화될 ‘희생양 프로젝트’의 단초가 되길 원한다. 예수의 십자가 사건 이후 더 이상의 십자가 사건이 필요하지 않게 된 것처럼, 이후 더 이상의 군대 내 가혹 행위가 일어나지 않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