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토요일 오후의 혼자만의 중얼거림



교회 2층에 있는 다락방은 제가 서재로 쓰고 있는 공간입니다. 혼자 사역하는 교회에서 누가 교회로 출근하는지, 하지 않는지 관심도 갖지 않지만 그래도 시간이 되면 출근하고, 시간이 되면 점심 먹으러 갔다가 다시 올라오고, 또 시간이 되면 퇴근하는 공간입니다. 따로 사무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곳이 사무실이고, 서재이고, 골방이고, 사람들과 만나는 장소입니다. 


혼자 있기 때문에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을 읽다가 기도하고, 기도하다가 찬양하고, 설교 준비도 하고, 그러다가 책을 읽고, 강의 준비도 하고, 커피도 한 잔 마시면서 음악도 듣고 그러면서 이렇게 페북에 글도 올리고 ...


금년에는 성경을 좀 많이 읽기로 작정하고 읽고 있습니다. 목사가 성경을 많이 읽어야 되지 않느냐는 의무감에서가 아니라 그냥 말씀이 좋아졌습니다. 처음 예수님을 믿을 때 말씀이 너무 좋아 늘 성경책을 갖고 다니면서 틈만 나면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쉬는 시간에도 성경을 읽고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책상에 꺼내 놓고 밥을 먹기 전에 성경을 꺼내 읽은 후 기도하고 도시락을 먹고... 그래서 한 일년 만에 성경이 너덜너덜해져서 다시 성경을 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3년, 5년이 지나도 성경이 너덜너덜해져서 다시 사는 일이 없는 것을 보면, 제가 성경을 너무 가까이 하지 않고 사는 것 같습니다. 부끄러운 저의 모습입니다.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산다는 말씀은 옳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옳기도 하지만, 제 경험에 비추어 봐서도 옳습니다. 지난 저의 삶을 뒤돌아보면 정말 하나님의 말씀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까지 살아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힘들고 어렵고, 고통과 고난의 긴 터널을 지날 때 하나님의 말씀은 저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 그리고 제가 살아야 할 이유와 목적을 분명하게 알려주었고, 또 제가 살아갈 수 있는 힘도 제게 주었습니다. 


디지털 시대라서 성경도 컴퓨터로, 스마트패드로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읽을 수 있지만 아날로그 방식으로, 종이로 된 책 성경을 읽기로 했습니다. 물론 외부에서는 디지털기기의 힘을 빌려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오늘이 홍천 5일장날입니다. 창밖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가장 큰 대목을 맞이한 장똘백이들이 외치는 소리와 노랫자락이 스피커를 통해 들려 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난 뒤에는 장터에 좀 다녀오려고 합니다. 특별히 살 것은 없지만 그 구성진 노랫자락과 외침은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또 다른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사진도 몇 장 찍어서 함께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추석이 다가오는데, 모든 분들이 더욱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평안한 토요일 오후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