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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요한복음 묵상

예수님을 뵙고 싶은 마음

by 안트레마 2025. 12. 13.

요한복음 12장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직전, 예루살렘에 큰 무리가 모였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중에는 유대인만이 아니라, 헬라 사람들, 즉 이방인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이 제자 빌립에게 와서 한 부탁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를 뵙고자 하나이다.”

예수님의 기적 소문을 듣고, 그저 구경하려 온 사람도 있었겠지만, 이 짧은 한마디 안에는 ‘정말 예수를 알고 싶다, 만나고 싶다’는 갈망이 담겨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오래 하신 분들일수록, 어쩌면 이 문장이 더 마음에 와닿을지 모릅니다. 교회를 다닌 지도 벌써 수십 년, 예배도 드리고, 봉사도 하고, 헌금도 하고….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내가 요즘 진짜 예수님을 ‘뵙고’ 있나?
그분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있나, 아니면 그냥 익숙한 종교생활만 하고 있나…”

40~60대의 삶은 여러 모임과 책임으로 가득합니다. 회사에서는 여전히 실적을 요구하고, 집에서는 부모로서, 자녀로서, 또 때로는 손주를 돌보는 역할까지 감당해야 합니다. 건강에 대한 걱정도 점점 현실이 되고, 노후와 경제적인 문제, 관계의 상처도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버티다 보면, 성경을 펴고 기도는 하는데, 정작 예수님을 ‘만난다’는 느낌은 점점 희미해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오늘 이 헬라인들의 고백을 우리 마음의 기도로 삼아 보면 어떨까요?

“주님, 제가 다시 예수를 뵙고자 합니다.”

눈에 보이는 환경이 아니라, 예수님의 얼굴을 다시 바라보게 해 달라고, 내 삶을 둘러싼 걱정들보다, 나를 사랑하시는 주님의 눈길을 더 크게 느끼게 해 달라고 고백해 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방인들까지 자신을 찾아오는 이 장면을 통해, 이제 십자가를 통해 모든 민족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 놓으실 것을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특정 민족, 특정 세대만의 주님이 아니시라,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 각 사람의 주님이십니다. 직장에서 지친 몸으로 퇴근하는 길에도, 늦은 밤 조용히 불 꺼진 거실 소파에 앉아 한숨 돌리는 그 순간에도, 병원 대기실에 앉아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그 두려운 시간 속에서도 우리를 찾아와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우리가 할 일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헬라인들이 빌립에게 다가와 “우리가 예수를 뵙고자 하나이다” 고백했던 것처럼, 우리도 오늘, 있는 모습 그대로 주님께 나아가면 됩니다. 기도가 길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말이 막혀 눈물만 나와도, 한숨만 나와도, 그 마음 속에 “주님, 제가 주님을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라는 갈망이 있다면 주님은 그 기도를 절대로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바쁘고 복잡한 오늘 하루 중에, 잠깐이라도 숨을 고르는 시간을 내어 봅니다. 성경 한 구절을 천천히 읽고, 이 한 문장을 마음속으로 여러 번 되뇌어 봅니다. 

“제가 예수님을 뵙고자 하나이다.”


사랑하는 주님, 헬라인들이 빌립에게 나아가 “우리가 예수를 뵙고자 하나이다” 고백했던 것처럼, 저도 오늘 다시 예수님을 깊이 만나고 싶다고 고백합니다. 익숙한 종교생활이 아니라, 살아 계신 주님의 얼굴을 바라보게 해 주시고, 제 일상 한가운데에 찾아오셔서 위로와 소망을 불어넣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