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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 상처로 남을 섬길 기회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하게 되는 중요한 질문 중 하나는 ‘나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일이 벌어지든 나는 그 속에서, 그것을 통해서 어떻게 살 것인가?’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벌어진 삶의 상황을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에게 일어난 일과 앞으로 일어날 일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그 일이 일어난 삶의 형편과 상황에 대한 반응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내 삶을 원망으로 대할 것인지, 감사로 대할 것인지, 포기하고 주저앉을 것인지, 새로운 길을 찾아갈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지금부터 30년 전인 1990년에 나는 시골의 아주 작은 교회에서 목회하고 있었습니다. 그해 8월의 어느 날, 나는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두개골에 구멍을 뚫고 몇 시간 동안의 뇌수술 후에 며칠 동안 깨어나지 못하다가 의식을 되찾기는 했으나 의사는 평생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때 나는 하나님께서 이제 내가 새로운 길을 가기를 원하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얻은 상처로 다른 사람을 섬길 수 있는 길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평생 말을 할 수 없다는데, 그렇다고 목회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던 나는 그럼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언어장애인들을 위한 목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대학 때 수화동아리에서 수화를 잠깐 배웠는데 이때를 위함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당시에 내가 잃어버린 것은 협상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 순간에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이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상실로 인해 원망이나 불평을 하지 않았고 절망과 포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어떻게 내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여전히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분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선택했었습니다.

나는 그것이 우리에게 주시는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날마다 아니 매순간마다 우리의 삶을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가 고난을 당할 때 우리는 그 고난이 주는 불편과 아픔을 밀어내지 않고 내가 얻은 상처와 잃어버린 그 무엇으로 다른 사람을 섬기는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고난을 이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하나님은 나에게 다시 말을 할 수 있는 은혜를 허락하셨습니다. 어린아이가 말을 배우는 것처럼 다시 말을 시작한 나는 몇 년이 지난 후 조금 버벅거리기는 하지만 충분히 말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비장애인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8월을 지나면서 지난 날들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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