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잘 듣지 못했지만 요새는 주변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 것을 보면 내 주변에도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는 사람들이 생긴 것 같다. 그런 말을 하는 분들은 아마 나이 먹는 것에 대해 속상해하지 말고 나이 먹었다고 기죽지 말라는 뜻으로 하는 것일게다. 하지만 나이 먹은 것 때문에 속상해하고 기죽지 말라는 그 말의 영양가와 비교할 수도 없는 손실이 그 말 속에 있는 것 같다. 정말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면, 그 동안 내가 살아온 시간들과 경험들은 졸지에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어 버리고 만다. 나는 내가 살아온 그 시간들과 치열하게 살아온 삶의 내용을 잃는 것이 더 속상하다. 그래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고 내 삶의 아름다운 열매라고 생각한다.
가끔 “다시 10대나 20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면 후회없는 삶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나에게도 “목사님은 다시 옛날로 돌아간다면 몇 살로 돌아가고 싶으세요?”라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저는 옛날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아마 다시 그 때로 돌아가도 그 때보다 더 열심히 살 수 있을 거라는 자신도 없고, 더욱이 지금이 그 때보다 훨씬 더 행복하거든요.”라고 말한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질문한 사람이 좀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게 솔직한 내 마음이고 현실이다.
옛날로 돌아가면 더 열심히 살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물론 그렇게 돌아갈 수도 없지만, 만약에 그가 원하는 시절로 돌아간다면 정말 후회없는 삶을 위해 더욱 열심히 살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게다. 과거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언제나 과거지향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어떠한 환경이나 여건에서도 성실하지 않다. 그런 사람은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또 오늘로 돌아갔으면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할 것이 분명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의 결과이다. 그것은 내가 흘린 땀과 노력, 그렇게 아파하면서도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견디어 냄으로 얻은 아름다운 진주와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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