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질(Homoousios)
‘동일본질’이라는 용어는 기독교 교리의 중심을 이루는 삼위일체 이해에 있어서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다. 이 용어는 헬라어 ‘호모우시오스(ὁμοούσιος)’에서 왔으며, “같은 본질을 가진” 혹은 “하나의 본질을 공유하는”이라는 뜻을 가진다. 특히 이 개념은 니케아 공의회(서기 325년)에서 결정적인 신조로 채택되었으며,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 아버지와 동일한 본질을 지닌 참 하나님이심을 천명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동일본질이라는 표현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격에 대한 오랜 논쟁 속에서 등장했다. 초대 교회는 예수가 단순히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이거나, 하나님보다 열등한 어떤 존재라는 주장을 단호히 거부했다. 대표적으로 아리우스(Arius)는 예수가 피조물이며, 따라서 하나님보다 낮은 존재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곧 삼위일체 교리를 무너뜨리는 위협이었다. 이에 맞서 니케아 공의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성부와 본질이 동일한 자’임을 선언하며, 신성과 인격의 완전성을 옹호했다.
성경은 직접적으로 ‘동일본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그 사상은 신약 곳곳에서 강하게 드러난다. 요한복음 10:30에서 예수는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니라”고 선포하시며, 단순한 일치(unity)가 아닌 본질적 동일성을 암시하신다. 또한 골로새서 2:9는 “그 안에 신성의 모든 충만이 육체로 거하시고”라고 하여, 예수 안에 하나님의 완전한 본질이 육화되어 있음을 밝힌다.
조직신학적으로 동일본질은 삼위일체의 ‘하나 됨(unity of essence)’을 설명하는 중심 개념이다. 삼위는 서로 다른 인격(Person)을 가지지만, 본질(Essence)에서는 전혀 구분이 없다. 이는 유일하신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성부, 성자, 성령 세 위격을 동시에 고백할 수 있는 교리적 근거를 마련해준다. 하나님은 세 위격으로 존재하시되, 본질에 있어서는 완전히 동일하시며, 따라서 예수는 단순한 예언자나 선한 교사가 아니라 참 하나님이시다.
동일본질이라는 개념은 우리의 구원 교리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믿는 예수가 하나님 자신이 아니었다면, 그분의 십자가는 인간적인 희생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나 동일본질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본질을 가지신 분께서 친히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믿게 된다. 이것이 바로 복음의 능력이며, 구속의 근거다.
따라서 동일본질은 단지 신학자들 사이의 이론적 논쟁이 아닌, 우리가 누구를 예배하고, 어떻게 구원을 받는지에 대한 핵심적인 고백이다. 예수는 참 하나님이시며, 아버지와 한 본질을 가지신 영원하신 주이시다. 이 신앙 고백이 오늘도 교회를 지탱하는 반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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