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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자료/비전교회

말씀으로 믿는 믿음

by 안트레마 2025. 3. 29.

요한복음 4장 39–42절

1. 간증에서 말씀으로 나아가는 믿음의 여정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는 종종 ‘간증’이라는 단어를 듣습니다. 간증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삶으로 증언하는 고백이기에, 때로는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고, 복음에 관심을 갖게 만들며, 하나님께로 향하게 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누군가의 기도 응답 이야기, 기적처럼 이뤄진 회복의 이야기, 회심의 순간은 듣는 이의 영혼을 흔드는 울림을 줍니다.

그러나 간증은 믿음의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점일 뿐입니다. 진정한 믿음은 말씀과의 만남,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관계 속에서 비로소 완성됩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본문은 바로 그 믿음의 여정을 보여줍니다.

요한복음 4장은 한 여인의 짧은 증언으로 시작됩니다. 사마리아 수가성의 한 여인이 예수님을 만나고 변화되며 마을 사람들에게 “그가 나의 행한 모든 것을 말하였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그 여인의 말을 들은 마을 사람들이 예수님께 나아와 말씀을 듣고, 마침내 ‘이제 우리가 믿는 것은 네 말 때문이 아니다. 우리가 친히 듣고 그분이 세상의 구주인 줄 안다’고 고백합니다.

이 장면은 놀라운 신앙의 성장 스토리입니다. 간증으로 시작하고, 말씀으로 자라고. 고백으로 완성되는 복음이 한 사람에서 공동체로 확장되는 흐름입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믿음이 어떤 단계에 있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아직도 다른 사람의 말에만 의존하는 믿음인지, 말씀 앞에서 인격적으로 예수님을 만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만남이 내 삶의 고백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점검하게 됩니다. 그 여정을 함께 따라가보겠습니다.

 

2. 여인의 간증: 복음의 불씨가 되다

요한복음 4장 39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여자의 말이, ‘그가 나의 행한 모든 것을 내게 말하였다’ 증언하므로, 그 동네 중 많은 사마리아인이 예수를 믿는지라.”

한 여인의 증언이 마을 전체를 움직입니다. 이는 단순한 말의 영향력 때문이 아닙니다. 그 여인의 삶이 변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수가성 여인은 한낮, 아무도 나오지 않는 시간에 물을 길러 온 여인이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고, 관계 속에서 실패와 상처를 반복하며 외면당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예수님을 만나자 달라졌습니다. 감추었던 과거를 드러내며, 도망치던 사람들에게 달려갑니다.

“그가 내 삶을 알고 있다! 혹시 그분이 그리스도는 아닐까?”

이 외침은 단순한 정보가 아닙니다. 삶으로 드러나는 간증입니다. 말보다 더 강한 것은 변화된 인생입니다.

우리가 전도할 때 말을 많이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변화된 삶이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됩니다. 사람들은 우리 말을 듣기보다 우리를 먼저 봅니다. 이 시간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의 말은 복음을 증언하는가?  나의 삶은 다른 이들이 예수님께 관심을 갖게 할 만큼 변화되었는가?

이 말씀을 떠올릴 때, 뉴욕 리디머교회를 개척한 팀 켈러 목사의 회심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팀 켈러는 청년 시절, 철학을 전공하며 신앙에 회의적이었습니다. 기독교를 단순한 도덕주의나 문화적 산물쯤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친구가 그에게 신약성경을 건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건 단지 책이 아니야. 살아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야. 읽어봐.”

켈러는 의심 반, 호기심 반으로 성경을 읽기 시작했고, 어느 날 그는 말했습니다. “내가 깜짝 놀란 것은, 내가 성경을 읽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말씀’이 나를 읽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이 나를 꿰뚫고 있었다.”

그 경험 이후, 그는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었고, 뉴욕 시 중심에서 도시 복음화를 위한 사역에 헌신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친구의 초청도, 간증도 영향력이 있었지만, 결국 결단을 이끈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었다는 점입니다.

여인의 간증은 혼자만의 변화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마을 사람들의 신앙적 갈망을 일깨웠습니다. 그들이 예수님께 나아가고, 예수님께 “우리와 함께 유하시기를” 청하게 된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신앙은 늘 개인에서 공동체로 확장됩니다. 나의 회심이, 나의 간증이 누군가의 영혼을 움직이고, 그것이 공동체 전체에 새로운 은혜의 불씨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복음의 본질입니다. 한 사람의 변화가 공동체를 바꾸고, 역사를 바꿉니다.

 

3. 간증을 넘어 주님께 나아가다

“사마리아인들이 예수께 와서 자기들과 함께 유하시기를 청하니, 거기서 이틀을 유하시매” (요 4:40)

간증은 단지 출발선입니다. 믿음은 간증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말씀과 인격적인 만남으로 나아가야만 깊어지고 확장됩니다. 수가성 여인의 증언을 들은 사람들은 단지 고개를 끄덕이며 ‘좋은 이야기다’ 하고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직접 예수님을 찾아 나섰고, 머물러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여기서 신앙의 중요한 전환이 일어납니다.

예수님을 삶으로 초대하는 순간, 믿음은 깊어집니다. 단순한 정보로만 남아 있던 예수님이, 이제는 ‘함께 머무는 분’, 즉 우리 일상 가운데 계시는 주님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예수님에 대해 듣고, 교회에 대한 정보는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보가 삶의 인격적인 만남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참된 믿음이 싹틀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단지 아는 분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분, 함께 머무는 분이 되셔야 합니다.

“함께 유하시기를 청하니…”라는 이 표현은 단순한 환대의 말이 아닙니다. 이것은 마음의 문을 여는 결단, 말씀 앞에 멈추어 서는 용기, 그리고 예수님께 주권을 드리는 행위입니다.

영국 성공회 사제 니키 검블(Nicky Gumbel)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독교 입문 프로그램인 알파 코스(Alpha Course)를 개발한 인물입니다. 원래 그는 성공한 변호사를 꿈꾸던 젊은이였습니다. 기독교에 대해 지식은 많았지만, 마음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그가 처음 교회를 찾게 된 것은 한 친구의 간증 때문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삶이 바뀌었고, 니키는 그 변화에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한 교회의 성경공부에 참석하게 됩니다.

니키는 이렇게 회상합니다. “간증은 흥미로웠고, 감동적이었지만 나를 진짜 변화시킨 건 성경 말씀 그 자체였다. 어느 순간부터 말씀이 나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결국 자신의 삶을 예수님께 드리고, 사제가 되었으며, 복음 전파를 위한 ‘알파 코스’ 사역을 통해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예수님의 말씀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수가성 여인의 간증으로 시작된 믿음이 말씀으로 자라난 것처럼, 우리 또한 누군가의 변화에서 시작해 예수님의 말씀 앞에 서야만 믿음이 실제가 되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누군가의 간증만 듣고 있는가, 아니면 예수님을 직접 초대하고 있는가? 내 믿음은 정보 수준에 머물러 있는가, 아니면 인격적 관계로 자라고 있는가?

 

4. 말씀을 듣고 믿게 되다

“예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믿는 자가 더욱 많아졌고” (요 4:41)

이제 본문은 결정적인 전환을 보여줍니다. 말씀을 듣고 믿는 자들이 많아졌다. 믿음의 진짜 전환점이 일어난 것입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여인의 말만을 근거로 믿지 않습니다. 그들은 직접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 안에서 영혼의 생명을 발견합니다. 이것이 복음의 힘입니다.

말씀은 살아 있으며 능력이 있습니다. 히브리서 4장 12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 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사람의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

말씀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하나님 자신입니다. 말씀이 들어오면, 죄가 드러나고, 마음이 열리고, 영혼이 깨어납니다.

한국 교회에 말씀 중심 목회로 잘 알려진 이재철 목사는, 원래 출판사 사장이었습니다. 세속적으로는 성공한 삶이었지만, 마음 한편엔 알 수 없는 공허와 방향 상실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지인의 권유로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전해진 설교 말씀이 그의 마음을 뒤흔듭니다. 특히 한 구절, 마태복음 4장 4절의 말씀이 그의 심령에 박혔습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그는 눈물을 흘리며 회개했고, 그날 이후 성경 말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말씀이 그의 삶을 새롭게 빚어가기 시작했고, 결국 그는 회사를 내려놓고 신학을 공부한 후, 목회자가 되어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말씀의 능력과 영적 깊이를 전하는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이재철 목사님의 이야기는, 오늘 말씀을 삶으로 증언하는 강력한 예시입니다. 말씀은 단지 신학 지식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삶을 변화시키고, 영혼을 새롭게 합니다.

오늘날 교회가 혼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는, 말씀이 중심에서 밀려났기 때문입니다. 좋은 프로그램, 감정적 찬양, 문화적 접근도 중요하지만, 말씀 없는 사역은 본질을 잃은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사마리아의 편견을 무너뜨렸고, 여인의 수치를 회복시켰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여셨습니다. 오늘날도 동일한 능력이 말씀 안에 있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내 삶에서 말씀은 ‘권위’ 있는 말씀인가, 아니면 참고용 지식인가?

 

5. 고백의 변화: 그분은 나의 주

“여자에게 말하되 이제 우리가 믿는 것은 네 말로 인함이 아니니, 이는 우리가 친히 듣고 그가 참으로 세상의 구주신 줄 앎이라 하였더라.” (요 4:42)

이 짧은 한 절에는 믿음의 전환점이 담겨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여인의 말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이제는 네 말 때문이 아니다. 우리가 친히 들었다. 그분이 참으로 세상의 구주이시다.”

이 고백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제 예수님은 단지 ‘누군가의 이야기 속 예수님’이 아니라, ‘내가 직접 만난 예수님’, ‘세상의 구주’가 아닌 ‘나의 구주’가 된 것입니다.

믿음은 누군가의 간증으로 시작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말씀을 통해 인격적인 만남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그 믿음은 자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믿음은 언제 완성되느냐? 바로 ‘고백’으로 이어질 때입니다. 

마태복음 16장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

제자들이 대답합니다. “세례 요한이라 하기도 하고, 엘리야라 하기도 하고…”

그러자 예수님은 다시 묻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이 질문은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모두에게 여전히 유효한 질문입니다.

베드로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마 16:16) 그 고백 위에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믿음의 완성은 지식이 아니라, 고백입니다. “내가 들었고, 내가 믿는다. 그분은 나의 주님이시다.”

찬양 사역자 이무하님은 대학 시절 극심한 우울증과 정체성의 혼란, 존재의 무의미함으로 깊은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자살 충동까지 겪던 어느 날,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한 찬양 모임에 참석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흘러나온 찬양보다도 더 깊이 그의 마음을 울린 것은, 한 자매가 전한 짧은 성경구절이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이사야 41:10)

이 말씀은 그의 마음 한가운데 깊이 박혔고, 그는 오랫동안 멈추어 있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날 이후, 그는 성경을 읽기 시작했고, 말씀 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하나님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는 말합니다.

“그 말씀 한 줄이, 내 인생을 붙들었습니다.”
“이제 나는 하나님을 노래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지금 그는 찬양 사역자로, 찬양과 말씀을 통해 수많은 청년들을 주님께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이무하님의 간증은 단지 기적적인 회복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는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만났고, 그 만남이 자신만의 고백으로 이어졌으며, 그 고백이 사역의 소명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의 흐름과 똑같습니다. 누군가의 말에서 시작되었고, 말씀을 통해 변화되었으며, 이제는 “내가 친히 들었다”고 고백하는 자리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은 예수님을 누구라 고백하십니까? 여러분은 다른 사람의 신앙 위에 기대고 있는가, 아니면 여러분 자신의 고백 위에 믿음을 세우고 있는가? ‘그분은 세상의 구주’에서 ‘그분은 나의 구주’로 고백이 전환되었는가?

 

6. 결론: 말씀으로 믿는 믿음의 완성

요한복음 4장 39–42절은 단지 수가성 여인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말씀은 우리 모두의 신앙 여정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복음의 흐름입니다.

간증으로 믿음의 문이 열립니다. 누군가의 삶의 변화, 회복의 이야기, 복음의 능력은 우리를 주님께로 향하게 합니다. 그러나 진짜 믿음은 말씀을 통해 자랍니다. 우리는 말씀 앞에 머물고, 말씀 안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말씀으로 방향을 잡게 됩니다. 그리고 그 믿음은 개인의 고백으로 완성됩니다. “나는 예수님을 주로 믿습니다.” 이 고백이 있을 때, 우리는 신앙의 뿌리를 깊게 내리고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이 말씀 앞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단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혹시 나는 여전히 남의 말로 믿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직접 예수님을 만나고, 말씀 앞에 멈추어 서고 있는가? 그분은 나의 구주라고 고백할 수 있는가?

이제 우리는 결단해야 합니다. 말씀으로 믿는 믿음 위에 서야 합니다. 말씀을 듣고, 말씀을 붙들고, 말씀대로 살아가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주님,
내가 들은 간증이 믿음의 문을 열게 하신 은혜 감사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말씀 앞에 서게 하옵소서. 주님의 말씀을 통해 내 영혼이 깨어나게 하시고, 그 말씀 위에 믿음을 세워가게 하옵소서. 다른 이의 신앙을 따라가는 자가 아니라, 나의 고백으로 주님을 따르게 하옵소서. “그는 참으로 세상의 구주시오, 나의 주님이십니다.” 이 고백이 오늘도 내 삶 속에 울려 퍼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