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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부활 후 성령강림까지

부활 후 열한째 날 _ 승천의 언덕: 너희를 떠나가는 예수

by 안트레마 2025. 5. 1.

사도행전 1장 6-11절

부활하신 예수님을 다시 만난 제자들의 마음은 얼마나 벅찼을까요. 스승을 잃은 아픔도, 두려움도 사라지고, 이제는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묻습니다. “주께서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하심이 이때니이까?” (행 1:6)


그들의 질문은, 우리 모두의 질문이기도 합니다. “주님, 이제 좀 뭔가 되겠지요?” “이제는 평탄한 길이 열리겠지요?” 하지만 예수님의 대답은 다릅니다. “때와 시기는 너희 알 바 아니다… 그러나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내 증인이 되리라.” (행 1:7-8)

그 뒤에 벌어진 일은 놀랍습니다. 예수님이 그들의 눈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십니다. 더 이상 육신의 눈으로 보이지 않는, 정말로 ‘떠나가신’ 것입니다. 그 장면에서 제자들이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던 마음이 이해됩니다. 부활의 기쁨은 채 다 누리지도 못했는데, 다시 떠나가시는 주님. 그것은 어쩌면 또 다른 상실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우리 삶에도 그런 순간들이 있습니다. 기도 응답 같던 일이 갑자기 막히고, 주님의 임재가 느껴졌던 순간이 지나고, 다시 허전함과 싸워야 할 때. 마치 주님이 또다시 우리 곁을 떠나신 듯한 공허함 말입니다. 하지만 이 본문은 단지 ‘떠나감’을 말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승천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주님은 성령을 약속하셨고, 그 성령은 곧 제자들에게,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 임하십니다. 보이지 않아도 떠나신 것이 아니고, 오히려 더 깊고 넓게 우리 안에 임하시는 방식으로 함께하신 것입니다.

제자들이 하늘만 바라보자, 천사가 말합니다.

너희 가운데서 하늘로 올려지신 이 예수는 하늘로 가심을 본 그대로 오시리라.”(행 1:11)

하늘을 향한 시선은 결국 다시 땅을 향해야 합니다.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오늘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성령과 함께 살아가는 것 — 그것이 예수님의 떠나심이 주는 참된 메시지입니다.


기도
주님, 떠나가신 듯 느껴지는 순간에도 주님은 여전히 함께 계심을 믿게 하소서. 성령 안에서 위로받고, 오늘 나에게 주신 사명을 잊지 않게 하소서.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땅에서 충실히 살아가는 제자가 되게 하소서.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소망으로 오늘을 걸어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