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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부활 후 성령강림까지

부활 후 아홉째 날 _ 새로운 눈: 죽음 너머를 보는 시선

by 안트레마 2025. 4. 28.

고린도전서 15장 12-28절

고린도 교회에는 부활에 대해 의문을 품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셨다고는 하지만, 죽은 사람이 다시 산다는 건 좀…” 하고 고개를 갸웃했던 것이지요. 그런 이들에게 바울은 이렇게 단호하게 말합니다. 

“만약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믿음도 헛되고,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이 말이 마음에 남습니다. 부활은 단지 기독교의 상징이 아니라, 신앙의 중심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사실이 아니라면, 우리가 믿는 모든 것이 무너집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실제로 죽음을 이기시고 살아나셨고, 그 부활은 ‘첫 열매’가 되어, 우리에게도 동일한 생명의 약속을 주셨습니다.

삶을 살다 보면 누구나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 서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기도 하고, 내 몸의 약함을 경험하기도 하죠. 뉴스를 보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생의 끝자락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그럴 때 마음이 움츠러들곤 합니다. 하지만 부활을 믿는 우리는 죽음을 인생의 마지막 장면이라 보지 않습니다.

바울이 전한 부활의 복음은, 우리가 오늘을 사는 눈을 바꿔줍니다. 죽음 너머를 볼 수 있는 ‘새로운 눈’을 주는 것이지요. 믿음의 눈으로 보면, 지금의 고통도 영원 속에서 이해되고, 오늘의 아픔도 소망 안에서 걸어갈 수 있게 됩니다.

부활은 단지 죽은 후의 삶만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방식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슬픔에 눌려 있는 이들에게, 고단한 현실을 견디는 이들에게, 부활은 말없이 말합니다. 

“여기가 끝이 아니야.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우리도 그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어두움 한가운데서도 빛을 기대하는 눈, 눈물 속에서도 다시 웃을 수 있다는 소망의 눈. 그 눈이 우리를 오늘도 걷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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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신 주님, 죽음을 이기시고 다시 사신 그 은혜를 찬송합니다. 주님의 생명으로 인해 저의 삶에도 소망이 피어납니다. 죽음 너머를 바라보는 믿음의 눈을 열어주시고, 오늘의 삶도 주님과 함께 걸어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