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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영성/칼럼

평강이 있을지어다

by 안트레마 2025. 4. 20.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후, 제자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문을 걸어 잠근 채 숨어 있었습니다. 주님을 잃은 충격과 유대인들의 위협이 그들의 몸과 마음을 옥죄고 있었지요. 절망과 혼란 속에서 그들은 모든 것을 잃은 듯한 침묵 가운데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자리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닫힌 문도, 굳게 닫힌 마음도 그분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주님은 그들 한가운데 서서 조용히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그분의 음성은 책망이 아니라 온전한 위로였습니다. 실패한 제자들에 대한 꾸짖음이 아니라, 여전히 그들을 향한 주님의 신뢰와 사랑이 담긴 말씀이었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두려움은 물러나고, 절망했던 마음에 잔잔한 빛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주님의 평강은 세상이 줄 수 없는 깊고도 온전한 샬롬입니다.

그리고 주님은 다시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주님이 주시는 평안은 머물게 하기 위한 안식이 아니라, 다시 나아가기 위한 힘이자 사명입니다. 주님의 평강은 우리를 일으켜 다시 세상 한가운데로 보내십니다.

예수님은 숨을 내쉬며 “성령을 받으라”고 하십니다. 이는 창세기에서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생기를 불어넣으셨던 장면을 떠오르게 하지요. 두려움으로 얼어붙은 제자들의 마음과 폐 안에 하나님의 생명이 다시 불어넣어집니다. 성령은 닫힌 마음을 여는 숨결이며, 새로운 시작을 위한 능력입니다.

우리도 삶의 고단함 속에서 마음의 문을 닫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외롭고 지치고, 더는 기대하고 싶지 않아 마음을 꼭 닫아걸 때가 있지요. 그러나 어떤 문도 주님의 평강을 막을 수 없습니다. 주님은 오늘도 다가오셔서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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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주님, 두려움과 상처로 굳게 닫힌 제 마음에도 오셔서 말씀해 주세요.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그 말씀 한마디에 마음이 풀어지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습니다. 성령의 숨결로 오늘을 살고, 보내신 그 자리에서 주님의 평안을 나누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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