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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일반

하나님과 하느님

 

한국에는 하나님을 믿는 개신교회가 있고, 하느님을 믿는 천주교회가 있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하나님과 하느님의 차이는 없다. 있다면 단지 글자의 차이 뿐이다.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에 의하면 언어는 존재의 집으로 하나님이나 하느님이란 용어는 그 본질이 창조와 역사와 구원의 하나님을 지칭하는 집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이라고 하든, 하느님이라고 하든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하나님과 하느님이 다른 존재가 아니라 같은 존재이다.

 

한국 개신교 초기 선교사들이 활동할 무렵에 개신교인들은 하나님과 하느님을 함께 사용하기도 했다. 장로교 평양총회가 열린 1939년 무렵에는 ’, ‘하날님’, ‘하나님’, ‘하느님그리고 상제등이 사용되었다. 그런데 개신교인들이 생각하는 하나님이라는 호칭에는 유일무이한 하나라는 개념이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단지 관서지방의 방언으로 하느님을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하나라는 의미로 하나님을 사용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지금도 흔히 개신교회에서는 하나님의 유일성(唯一性)을 강조하기 위하여 하나님으로 표기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우리말의 어법상 옳지 않은 것이다. 왜냐하면 수를 헤아리는 수사 하나라는 말 뒤에 존칭 접미사로서 을 붙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있다면 둘님도 있어야 되는데 그런 용어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개신교회가 하나님의 유일성을 강조하려는 동기로 신명(神名)하나님으로 표기한다면 이는 기독교 신학에도 부합하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기독교의 신관(神觀)은 단일신이 아니고 삼위일체신이기 때문이다. 한국 개신교가 신학적으로는 삼위일체론을 따르면서 하나님 이름에서 단일성을 주장한다면 이는 명백한 자기모순이 되는 것이다.

 

1977년 한국 개신교회와 천주교회는 교회일치 차원에서 공동으로 성서를 번역한 일이 있다. 이것은 세계 기독교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획기적인 사건이다. 그 때 탄생된 것이 바로 공동번역성경인데 거기에는 신명을 하느님으로 표기하고 있다. 그런데 그 후 한국 개신교회는 공동번역 성서를 사용하지 않고 개역한글판 성경을 출판하고 이어 개역개정판을 출판하면서 신명을 하나님으로 표기했다.

 

사실 전술한 것처럼 하나님과 하느님, 두 신명의 용어 차이가 기독교 신앙에서 본질적으로 중요한 문제도 아니며 이것으로 인하여 우리의 신앙생활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두 단어 모두가 성서에 계시된 신의 이름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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