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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복숭아 알러지

일주일에 한 번씩 학교에서 각 학과의 학과장들과 행정팀의 팀장들이 모여서 학교의 제반 업무에 대해 회의를 한는데 보통 스무명 정도 모인다.  대부분이 시간 전에 회의실에 들어와 한 주간 동안의 일들을 서로 이야기하면서 안부를 묻는다. 



한 두어 주 전의 일이다. 그 날도 회의 십분전쯤 회의실에 도착해서 여러 교수님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학사처장이신 송지준교수님이 오셔서 자리에 앉자마자 누가 복숭아를 가져왔느냐고 물었다. 웬 복숭아? 아무도 복숭아를 가져 온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회의가 시작하기 전에 일찍 와서 나와 함께 이야기하던 실용영어학과 육준철교수님이 자기가 아침에 복숭아를 먹고 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리를 바꾸어 송교수님으로부터 좀 멀리 앉았다. 송교수님은 회의실에 들어오자 마자 몸이 가려워지기 시작해서 누가 복숭아를 가지고 온 줄 알았다고 했다. 참 신기한 일이다. 복숭아를 가지고 온 것도 아니고 네 시간 전쯤에 집에서 복숭아를 먹고 온 사람이 옆에 있다고 몸이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다. 이것이 바로 알러지 반응이라는 것이다. 


나 자신을 생각해 보았다. 나는 특별한 알러지가 없다. 그런데 알러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복숭아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 복숭아 먹은 사람이 옆에만 있어도 반응을 일으키는 것처럼 성령의 역사하심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령 알러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알러지가 생각이 아니라 몸이 반응을 일으키는 것처럼 나도 성령께서 역사하시는 그 현장이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내 몸이 반응을 일으키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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