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연세가 드신 할머니들께서 집에 혼자 계실 때 TV를 보지도 않으면서 그냥 켜 놓고 집안 일을 하고 계시는 것을 보고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제 아내가 그렇습니다. 아직 할머니가 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래서 왜 그럴까 하고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집안에 혼자 있다 보니까 외롭고 쓸쓸하고 무서워서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 번 물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그렇다는 것입니다. 혼자 있으면 외롭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고 또 무섭기도 해서 TV라도 켜 놓으면 사람이 사는 것 같아서 덜 심심하고 덜 외롭고 무서움도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집안 일을 하다가 잠깐씩 보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 아이들이 품 안에서 떠나고 두 부부만 혼자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두 부부가 같이 산다면 덜 외롭겠지만, 혼자 사는 분들은 많이 외롭고 쓸쓸하고 무서울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자녀들에게 전화해서 왔다 가라고 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워낙 바쁘고 할 일이 많을 뿐만 아니라, 무한 경쟁 속에 살아가는 자녀들의 형편을 생각하면 그런 말은 생각조차 하기 힘든 형편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무엇보다 나를 낳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은 더욱 귀한 일입니다. 추석입니다. 혹시 멀리 떨어진 고향 집에 부모님 중 한 분만 홀로 계시지는 않은지요? 내가 아무리 바빠도, 집에 가는데 시간이 아무리 많이 걸려도, 혹 지갑이 많이 헐거워져서 힘들어도, 외롭고 쓸쓸하고 무서운 상황에서 나를 기다리시는 부모님께 찾아가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지 말라고 그러셔도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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